패스트푸드와 간편식이 보편화된 시대. 그럼에도 여전히 음식은 보약이다. 평생을 요리에 매진한 한식 대가 심영순 선생이 기를 보충해주고 여름을 잘 이겨낼 수 있는 보양식 레시피를 공개했다.

사진=박충열 /요리&스타일링=심영순요리연구원

 

요리로 사랑을 나누다

<한식대첩>을 시작으로 <옥수동 수제자>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에게 알려진 한식 대가 심영순 선생.

하지만 그 이전부터 재벌가 며느리들의 요리 선생으로 이름을 떨친 심영순 선생은 일평생을 보약 짓듯,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드는 한식 요리에 바쳤다. 사실 요즘은 도마 앞에서, 불앞에서 몇 시간씩 서서 칼질을 하고 간을 보며 음식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주문만 하면 알맞게 자른 정량의 식재료와 간편하게 포장된 육수가 집 앞으로 배송된다. 그럼에도 심영순 선생은 요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족의 중심은 식탁이 돼야 한다는 변치 않는 생각 때문이다. “가정에 식재료가 가득하고, 엄마가 음식을 만드는 분위기와 환경은 가족 모두에게 안정감을 주지요. 요즘같이 바쁘고 정신없이 각자의 삶을 사는 시대에도 집밥을 만들고 그 정성을 가정에 뿌리내리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합니다. 지금껏 요리연구원을 지속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에요. 이런 마음을 지닌 주부들에게 맛있고 정성스러운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쳐 가정의 행복을 더 크게 누릴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사진=박충열 /요리&스타일링=심영순요리연구원

 

심영순 선생은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에게 각종 나물 다듬는 법부터 시작해 요리를 배웠다.또 일 년 열두 달 제철에 맞는 음식을 가족과 함께 먹으며 자랐기 때문에 자식에게도 똑같이 해주고 가르쳤다. 자녀들은 엄마의 음식을 통해 예절을 배웠고 한국 고유의 식문화를 익혔으며, 그로 인해 꿈도 가지게 됐다. 엄마의 요리를 전수받거나, 요리 사업을 하는 딸이 있는가 하면, 대안 학교를 운영하기도 한다. 각자 다른 일을 하지만 그 꿈을 갖게 된 뿌리는 엄마의 음식에 있었던 것이다. 심영순 선생의 요리 철학은 간단하다. 가족을 위해 평생 요리를 했고, 그 가정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얻었다. 밖에서는 한식 대가, 요리 선생님이라고 치켜세우지만 그냥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요리하고, 사랑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이제껏 그러했듯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을 위해 끝까지 요리하고 싶다는 것이 심영순 선생의 바램이다.

활력 넘치는 여름 밥상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허해진 몸에 기를 보충해줄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심영순 선생은 여름에는 꼭열무물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담가놓는다. 여름에는 특히 새콤한 맛을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데 열무물김치가 제격이다. 열무에는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해 한여름 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영양을 보충해줄 뿐아니라 장운동에 필요한 섬유질이 많아 몸도 가벼워진다. 또 가족들에게 매년 여름이면 해주는 음식이 있다. 선생은 “어머니를 비롯해 저희 남편도 여름이 되면 입맛이 없어 국수를 즐겨 먹었어요. 잔치국수를 비롯해 열무물김치말이국수, 수박김치국수 등 과일과 김칫국물을 이용한 국수를 말아주곤 하지요”라고 말한다. 이 밖에도 오이냉국, 냉콩국, 묵밥, 양파장아찌볶음, 수박화채 등을 만들어 먹는다. 음식을 섭취하면 신비롭게도 단맛은 비장과 위로, 매운맛은 폐로, 짠맛은 신장으로, 쓴맛은 심장과 소장으로 들어가 우리의 건강을 유지해준다. 따라서 좋은 식재료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은 우리 한식을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심영순 선생의 여름 채소 추천사

 

사진=박충열 /요리&스타일링=심영순요리연구원

 

부추 “몸에 열을 낸다고 하지만 여름철 기운 없을 때는 힘을 주지요.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위 속의 열기를 없애며 허약함을 보해줍니다. 간단하게 불고기를해 먹더라도 부추를 살짝 볶아 곁들여 고기 반, 부추 반의 메뉴로한 접시를 마련하면 좋은 여름 보양식이 되지요.”

 

 

 

사진=박충열 /요리&스타일링=심영순요리연구원

 

열무 “잎이 연하고 맛있어 뿌리인 무 부분보다는 잎을 주로 이용해요. 잎은 열량이 적고 섬유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거든요. 또한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 빠져나가는 필수 무기질을 보충해주어 체력 회복에 도움을 줘요.”

 

 

 

 

사진=박충열 /요리&스타일링=심영순요리연구원

 

취나물 “당분, 단백질, 칼슘, 인등이 함유된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체내의 염분을 몸밖으로 배출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식이섬유를 풍부하게 함유해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주며 체내 지방을 분해하고 섭취한 지방이 몸속에 저장되는 양을 줄여줍니다.”

 

 

 

 

사진=박충열 /요리&스타일링=심영순요리연구원

 

버섯류 “식이섬유가 40%나 들어 있어 장내 유해물, 노폐물 등을 배출하고 혈액을 깨끗하게 해준답니다.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비타민, 철, 아연 등무기질이 풍부하고 면역 기능을 높이는 효능이 있어 감염이나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요.”

 

 

 

사진=박충열 /요리&스타일링=심영순요리연구원

 

양파 “수분이 90%이고 당질이 많으며 단백질, 비타민, 칼슘, 철분 등을 함유하고 있지요.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고혈압을 예방해준다. 심장병과 같은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으며 피로 해소에도 좋은 강장 식품이랍니다.

 

 

 

 

보양 삼계탕

사진=박충열 /요리&스타일링=심영순요리연구원

 

재료 토종닭(중) 1마리, 향신즙 5큰술, 황기 1뿌리, 수삼 잔뿌리 60g, 포도주 3큰술, 파 1대, 물 1L, 영계 2마리, 조선간장(국간장) 1큰술, 찹쌀(불린 것) 2컵, 대추 6개, 마늘 6쪽, 수삼 3토막, 밤 5개, 전복(중) 3개, 다진 파 5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토종닭은 깨끗이 씻어 큼직하게 토막 낸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2 물 1L에 향신즙 2큰술, 황기 1뿌리, 수삼 잔뿌리 10g, 포도주 2큰술, 파 1대를 넣고 끓인 뒤 토종닭을 넣고 다시 끓여 닭 육수를 만든다.

3 영계 2마리는 깨끗이 씻고 갈비뼈 사이의 굳은 피를 긁어낸다.

4 볼에 향신즙 3큰술, 포도주 1큰술, 조선간장,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섞은 다음 ③의 닭에 묻혀 1시간 정도 재운다.

5 불린 찹쌀은 찜통에 찐 뒤 대추 3개, 마늘 6쪽, 수삼 3토막과 함께 ④의 영계 배 속에 채운다. 다리를 꼬아 밥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②의 닭 육수와 함께 끓인다.

6 전복은 칼질을 하고 수삼 잔뿌리 50g과 밤 5개, 대추 3개와 함께 ②의 닭 육수에 따로 익힌다.

7 ⑤의 닭과 ⑥의 전복을 한데 담고 다진 파와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사진=박충열 /요리&스타일링=심영순요리연구원

 

ADVISE 전복과 닭은 익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전복이 질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따로 익힌다.향신즙은 시판 ‘심영순 향신즙’을 사용하거나 무·배·양파·마늘 200g씩과 생강 10g을 착즙기에 넣고 갈아 즙을 내도 좋다. 만들어 얼려두고 사용해도 된다.

 

장어구이조림

사진=박충열 /요리&스타일링=심영순요리연구원

 

재료 장어 1마리, 향신즙 3과 1/2큰술, 매실즙·국간장·마늘채·홍고추채 1/2큰술씩, 밀가루·고추기름·생강채·풋고추채 1큰술씩, 향신기름 약간, 향신장 1과 1/2큰술, 고춧가루 1/4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굴소스 2큰술, 물 4큰술, 삶은 마늘 5개, 홍고추·풋고추 3개씩, 호두 3개

만드는 법

1 장어는 깨끗하게 등을 긁어 씻고 배를 가른다.

2 향신즙 2큰술, 매실즙, 국간장에 ①의 장어를 재운 뒤 밀가루를 묻혀 향신기름에 통째로 지진다.

3 70% 정도 익으면 꺼내고 식으면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4 향신장, 고춧가루, 고추기름, 향신즙 1과 1/2큰술, 참기름, 굴소스를 섞어 ③의 장어에 바른다.

5 ④의 장어를 팬에 올리고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타지 않게 조린다.

6 생강채, 마늘채, 홍고추채, 풋고추채는 살짝 볶아 고명으로 얹는다.

7 홍고추, 풋고추는 어슷하게 썰고 삶은 마늘과 호두를 함께 향신기름에 살짝 볶아 곁들여 낸다

사진=박충열 /요리&스타일링=심영순요리연구원

 

ADVISE 향신기름은 몸에 좋은 향신채의 성분을 담은 건강한 기름으로 시판 ‘심영순 향신유’를 사용하거나 직접 만들어도 좋다. 냄비에 식용유 2컵, 홍고추·편으로 썬 생강 30g씩, 대파 50g, 편으로 썬 마늘 10개, 채 썬 양파 1/4개, 깻잎 10g을 넣고 중간 불에서 15분간 끓인다. 향신채에 갈색빛이 돌면 체에 밭쳐 국물만 병에 담아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우먼센스 2019년 8월호

https://www.smlounge.co.kr/woman

에디터 이채영 사진 박충열 요리&스타일링 심영순요리연구원 헤어·메이크업 박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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