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정책상품 추천 플랫폼부터 전용 통장, 컨설팅 서비스까지
포용적 금융 ‘발 맞추기’···新예대율 관리에도 긍정 효과 기대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열린 ‘자상한 기업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토니오 셰프(사진 왼쪽부터)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양희법 셰프의 모습/사진=KB국민은행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열린 ‘자상한 기업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토니오 셰프(사진 왼쪽부터)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양희법 셰프의 모습/사진=KB국민은행

은행권이 자영업자 고객 모시기에 한창이다. 소득주도 성장, 서민지원 등 정책방향에 호흡을 맞추면서 신규 고객도 확보할 수 있는 특화상품, 컨설팅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기업대출에 분류되기 때문에 내년부터 적용되는 신(新)예대율 관리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영업자 고객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31일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고객들에게 맞춤형 정책자금 상품을 추천해주는 ‘KB브릿지’(KB bridge) 플랫폼을 공식 오픈했다.

KB브릿지는 AI,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수많은 정책자금 중 자영업자별 특성에 맞는 상품을 안내해준다. 국민은행 고객뿐만 아니라 모든 자영업자들이 이용가능하며 자영업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정책자금 ▲창업 ▲상권분석과 관련된 상담이 필요할 경우 국민은행의 12개 ‘KB소호컨설팅센터’에서 원스톱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 지원한다. 금융감독원도 KB브릿지를 통해 ‘금융꿀팁’ 등 자영업자, 소상공인 대상 금융콘텐츠를 지속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1일에는 중소벤처기업부, 한국외식업중앙회와 함께 ‘자상한 기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국민은행은 ▲외식업 자영업 사업경쟁력 강화 지원 ▲혁신성장 중소기업 금융지원 강화 ▲중소벤처기업의 채용지원을 3대 핵심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특별출연을 통해 450억원 규모의 신규 보증한도를 공급하고 실습 위주의 ‘KB 소호 멘토링스쿨’도 운영할 예정이다. 추가로 5년간 60조원 규모의 신규 기술금융을 지원하고 플랫폼 기반 공급망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과 금융비용 절감을 지원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사진 위쪽)과 NH농협은행은 자영업자 전용 통장을 출시해 ATM이용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사진=각 사
우리은행(사진 위쪽)과 NH농협은행은 자영업자 전용 통장을 출시해 ATM이용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사진=각 사

우리은행은 지난 7일 개인사업자 전용 비대면 통장 ‘우리사장님e편한통장’을 출시했다. 은행 방문 시간이 부족한 소상공인을 위한 상품으로 스마트폰에서 별도 앱(App) 설치없이 우리은행 모바일웹(Web)에 접속해 개설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업자등록증을 소지한 개인사업자 고객만 가입 가능하며 일반 OTP나 디지털 OTP를 이용해 이체 등의 거래를 할 수 있다.

50만원 이상의 잔액을 7일 이상 유지할 경우 연 0.3%의 금리가 제공되고 신용카드, 제로페이 등에서 발생하는 매출대금을 해당 통장으로 받으면 전자금융수수료, ATM이용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도 5월말 자영업자들을 위한 ‘NH사장님우대통장’을 선보인 바 있다. 마찬가지로 이 통장을 결제대금이 입금되는 가맹점통장으로 이용할 경우 인터넷·스마트뱅킹 수수료와 ATM수수료, 통장 재발급수수료 등이 면제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부터 직원을 고용하는 자영업자들에게 특별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이 발급하는 ‘일자리안정자금 지급내역서’ 또는 계좌 거래내역을 제출하는 개인사업자는 0.2%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세무·법률 등 컨설팅과 경영노하우 등을 제공하는 ‘신한 소호(SOHO) 사관학교’와 ‘성공 두드림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글로벌네트웍스(미트박스) 등 플랫폼 운영사들과 제휴를 맺고, 비대면 개인대출 ‘이지페이론’을 신청하는 자영업자에게 연 0.5%포인트 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 정책방향과 은행의 체질개선 노력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은 서민 지원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적 금융 기조를 유지해왔다. 또한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해 가계대출 규제도 강화하고 있어 은행입장에서는 기업대출 확대 등 체질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新예대율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내년 1월부터 은행권 예대율 산정시 가계대출에는 15%의 가중치가 부과되며 반대로 기업대출은 15% 낮게 산정된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가계대출의 성격을 일부 지니고 있지만 기업대출에 포함되기 때문에 재산정시 예대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영업자 고객들을 위한 특화상품이나 컨설팅 서비스들은 기본적으로 상생 차원에서 도움을 주기위한 성격도 있지만 마냥 ‘지원’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며 “가계대출을 바탕으로한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지도 수년이 지났기 때문에 은행들은 체질 개선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영업자 고객을 늘릴 경우 매출대금을 확보할 수 있으며 기업대출 비율이 늘어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며 “다만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는 더욱 신경써야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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