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가 곧 킬링 콘텐츠인 시대다. 메시지라는 키워드로 시각 언어를 전개하는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은 거대한 힘을 지닌다.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히는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이 우리 옆으로 왔다.

사진=이지아/촬영협조=아모레퍼시픽미술관
사진=이지아/촬영협조=아모레퍼시픽미술관

 

거대한 텍스트로 둘러싸인 공간,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압도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스스로를 페미니즘 작가라고 정의하는 크루거의 작품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정신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민감한 권력, 정치, 욕망, 젠더 등동시대 이슈에 대해 직설화법으로 질문을 던진다. 텍스트 안의 질문들은 마치 광고의 카피라이팅처럼 3초 만에 관객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힌다. 비주얼로 승부하고 메시지로 방점을 찍는다. 그리고 관객들로 하여금 그 의미에 대해 계속해서 사유하게 만든다. 작품의 메시지가 주는 힘은 현대사회의 보이지 않는 권력만큼이나 강렬하다〈. BARBARA KRUGER : FOREVER〉展은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선보인 크루거의 대표 작품 40여 점을 총망라해 보여준다. 미국 뉴저지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크루거는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학교를 졸업하고 잡지사에서 10여 년간 편집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 경험은 크루거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의 근본이 됐다.

그녀의 작품들은 잡지사 경력을 엿볼 수 있는 완벽한 레이아웃과 감각적인 텍스트의 병치가 특징이다. 시각디자인 분야에서 타이포그래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새삼 느끼게 하는 지점이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이 단순히 보기 좋은 디자인 이라고 생각한다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훌륭한 디자인을 뛰어넘어 독창적인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 진짜 이유는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안다.

그 비밀은 “내 작업이 많은 비판을 이끌어내길 바란다”는 작가의 인터뷰 속에 숨어 있다. 각자의 해석을 덧붙여 작품이 지닌 의미를 확대하는 것, 바로 이번 전시를 제대로 관람하는 방법이다. 전시는 오는 12월 29일까지 서울 용산구에 있는 아모레 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린

사진=이지아/촬영협조=아모레퍼시픽미술관
사진=이지아/촬영협조=아모레퍼시픽미술관

 

리빙센스 2019년 8월호

https://www.smlounge.co.kr/living

기획 이상지(프리랜서) 사진 이지아

촬영협조 아모레퍼시픽미술관(02-6040-2345,apma.amorepacif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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