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조사 결과···반도체 및 휴대폰 업종 제외하면 나머지 업종 모두 일본기업 매출 절반 수준

그래픽=디자이너 조현경
/ 그래픽=디자이너 조현경

한국과 일본이 무역전쟁을 벌이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반도체와 휴대폰 업종을 빼면 나머지 업종은 모두 일본 기업 매출의 절반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실상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한국과 일본의 15개 업종별 상위 3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한국기업 매출은 8587억달러로 일본기업(1조7453억달러)의 49%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대표 기업들의 매출이 일본 기업보다 대부분 작은 가운데 반도체와 휴대폰 2개 업종만 일본 기업을 크게 넘어섰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은 1136억달러로 일본 148억달러의 7배가 넘는 수준이었고, 휴대폰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74억달러로 일본(68억달러)의 14배가 넘었다. 반도체, 휴대폰 업종에서의 기업별 매출비중을 감안할 때 결국 삼성전자가 경제 한일전에서 자존심을 지키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머지 업종은 모두 일본이 우위였는데 특히 제약업종은 한국과 일본 격차가 컸다. 일본은 타케다, 아스텔라스, 오츠카 등 연매출 100억달러 이상의 글로벌 제약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가장 크다는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 등 국내 제약사 상위 3곳은 이들 매출의 9%(36억달러)에 불과했다. 매출 비중이 한 자릿수인 업종은 제약이 유일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업종도 국내 기업이 일본 기업에 비해 매출 감소세가 뚜렷했다. 자동차는 2014년 20% 수준에서 지난해 15%로 5%포인트, 자동차부품은 51%에서 38%로 13%포인트 하락했다.

현대·기아차의 매출이 지난해 673억달러인 반면 2~3위인 한국GM과 르노삼성이 각각 84억달러, 50억달러에 그쳐 일본의 토요타(2728억달러), 혼다(1434억달러), 닛산(1045억달러)에 한참 못 미쳤다.

인터넷과 생활가전 업종은 2014년까지 한국 기업이 더 앞섰으나 이후 전세가 역전됐다. 당시 인터넷 2개사(네이버, 아이마켓코리아)와 생활가전 3개사(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의 매출은 각각 50억달러, 801억달러로 일본의 경쟁사 매출 대비 106%, 122%였지만 지난해에는 인터넷 71%, 생활가전 84%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반도체(종합+팹리스) ▲보험 ▲생활가전 ▲석유화학 ▲식음료 ▲유통 ▲은행 ▲인터넷 ▲자동차 ▲자동차부품 ▲제약 ▲철강 ▲통신 ▲화장품 ▲휴대폰 등 15개 업종의 국내 상위 기업 3곳(반도체, 인터넷, 화장품, 휴대폰은 각 2곳), 총 41개 사와 일본의 동일 업종 41개 사를 대상으로 했다고 CEO스코어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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