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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게임 정액제' 시대
  • 원태영 기자(won@sisajournal-e.com)
  • 승인 2019.08.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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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리니지2'마저 부분 유료화로 전환
“시대 흐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변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 이미지=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 이미지=엔씨소프트

게임 정액제 시대가 저물고 있다. 과거 대표적인 PC 게임 과금 방식 중 하나였던 월 정액제는 이제 그 자취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이제는 그 자리를 ‘부분 유료화’가 대신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다수 온라인게임은 정액제 방식을 고수했다. 특히 오랜 기간 캐릭터 육성이 필요한 MMORPG들은 대부분 정액제 요금제를 채택했다. 당시만 해도 부분 유료화 요금제는 짧은 시간 즐기는 캐주얼게임이나,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RPG들이 채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임 과금 모델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정액제와 부분 유료화다. 정액제는 매달 고정 금액을 지불한 후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 2000년대 이전 온라인게임은 대부분 정액제를 채택했다. 정액제 비용으로는 월 2만~3만원이 책정됐다. 반면 부분 유료화는 무료로 게임을 제공하고 일부 아이템에 대해 과금을 하는 방식이다.

2000년대 대세였던 온라인게임 정액제 방식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 거의 사라졌다. 이미 대다수 정액제 게임은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부분 유료화로 전환됐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PC 온라인게임 ‘리니지2’의 부분 유료화 전환을 발표했다. 그동안 리니지2는 1개월 이용권을 2만9700원에 판매해 왔으나, 오는 14일부터 부분 유료화로 전환될 예정이다. 앞서 엔씨는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리니지’ 등의 정액제 온라인게임을 부분 유료화로 전환한 바 있다. 이번 리니지2 전환을 끝으로 엔씨의 정액제 과금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됐다.

그렇다면 정액제 방식이 사라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정액제는 돈으로 시간을 사는 방식이다. 보통 30일, 90일 등 한 달 단위로 결제를 하거나 5시간, 30시간 등 시간 단위로 결제를 하게 된다. PC방 문화가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한국의 특성상 게임을 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과 관련해 큰 거부감은 없었다.

정액제는 RPG 장르가 몰락하고 모바일게임이 주류 장르로 떠오르면서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정액제는 사실상 온라인 RPG 장르에 특화된 요금제다. 국내 게임시장에서는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라, 2010년을 전후해 모바일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다. 여기에 AOS 장르인 ‘리그오브레전드’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PC 온라인 RPG 장르의 인기는 급격히 식어갔다. 아울러 정액제는 신규 유저 유입을 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했다. 

특히 모바일게임의 경우, 시장 형성 초기부터 부분 유료화를 대표적인 과금 방식으로 채택했다. 당시에는 정액제를 도입할 만한 퀄리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술 발전에 따라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지만, 한번 정착된 요금제는 쉽게 바꾸기 어려웠다. 아울러 결제한도가 없는 모바일게임 특성상, 일정 금액을 매달 지불하는 월 정액제보다는 유료 아이템을 수시로 판매하는 부분 유료화가 매출 측면에서 훨씬 유리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의 부분 유료화에 익숙한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월 정액제 방식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며 “게임사들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월 정액제를 폐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분 유료화는 ‘과도한 과금 유도’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게임사들은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각종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했다. 문제는 돈을 많이 쓸수록 자신의 캐릭터가 강해지는 게임이 많았다는 점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역시 부분 유료화 요금제가 낳은 폐해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스마일게이트의 모바일게임 ‘에픽세븐’은 확률형 아이템을 통한 과도한 과금 유도 등으로 인해 유저들로부터 엄청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결국 대표가 직접 사과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며, 최근 관련 아이템을 개선했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일부 유저들은 여전히 정액제 방식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초창기 정액제 게임들의 경우, 매달 3만원가량만 지불하면 더 이상의 지출이 필요없었다.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성장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그러한 방식은 유저 숫자가 엄청나게 많은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다. 당시에는 모바일게임도 많지 않았고 서버 접속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온라인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많았다”며 “지금은 모바일게임에 밀려 온라인게임을 하는 유저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다. 정액제를 계속 고집한다면 서버 유지비도 충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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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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