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비 상장 주관 건수·공모금액 뒤처져
상장 주관 기업들의 공모 철회와 상장예비심사 청구 철회도 다수
상장 대기 기업 많이 남아 있어 남은 기간 실적 반전 가능성은 존재

기업공개(IPO)시장 내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전통 강자인 미래에셋대우가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공모금액 기준 업계 1위였던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들어선 경쟁사에 비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공모 및 상장예비심사 철회도 다수 나오는 등 악재마저 겹친 상황이다. 다만 상장 절차가 진행 중인 기업이 아직 다수 남아 있어 실적 반전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올 들어 이날까지 4곳(이하 스팩 포함)의 기업을 상장시키는데 그쳤다. 누적 공모금액은 108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공모금액인 2063억원에 비해 저조한 흐름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IPO시장 침체에도 13개 기업 상장을 주관해 5000억원에 육박하는 공모금액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중에서 가장 좋은 실적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병원 솔루션업체인 이지케어텍을 제외하면 대표 상장 주관 실적(상장일 기준)이 전무했다. 하반기 들어서 3건(미래에셋대우스팩3호·한국바이오젠·코윈테크)의 IPO에 나섰지만 공모 규모는 실적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 만큼 크지 않았다.

미래에셋대우가 주관하는 기업들의 공모 철회도 상반기와 하반기에 연달아 나왔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 및 배급업체 캐리소프트는 최근 기관 수요예측을 마쳤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지난 7일 공모 철회를 공시했다. 앞선 3월에는 NH투자증권과 공동으로 상장을 주관했던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리츠(이하 홈플러스리츠)가 해외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를 철회했다. 이 건은 공모금액만 1조5000억원대로 초대형 IPO로 꼽혔었다.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청구 철회도 다수 나왔다. 올해 4월 30일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던 노래반주기 제조사 금영엔터테인먼트는 순이익 감소 부담감에 예비심사 청구를 자진 철회했다. 기능성 화장품, 친환경 세제 등을 생산하는 제너럴바이오, 모바일 첨단 테이프 제조업체 애니원도 한국거래소 문턱 앞에서 상장 계획을 뒤로 미뤘다. 모두 IPO 주관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건들이었지만 무산된 것이다.

주관 실적과 누적 공모금액은 이달 13일 기준. / 표·그래프=시사저널e.
주관 실적과 누적 공모금액은 이달 13일 기준. / 표·그래프=시사저널e.

이는 경쟁사들이 순조롭게 실적을 쌓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NH투자증권은 홈플러스리츠 상장 주관 실패에도 올 들어 이날까지 9곳의 상장을 주관해 누적 공모금액이 6400억원을 넘어섰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에만 6곳의 IPO를 성공시켜 4540억원의 공모금액을 쌓았다. 하반기 들어서는 상장 주관 실적이 3건에 머무르고 있지만 공모금액은 1921억원으로 선방했다.

올 상반기에 부진했던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에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상장 주관 2건(노랑풍선·수젠텍), 누적 공모금액 38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선 상장 주관 7건, 공모금액 275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들어 현재까지 3133억원의 누적 공모금액을 쌓으면서 NH투자증권에 이어 증권사 중에선 두 번째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에도 반전 가능성은 열려 있다. 상장 대기 기업이 다수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상장을 주관하는 신약 개발 기업 올리패스는 이달 말 기관 수요예측을 기다리고 있다. 그밖에 미투젠, 우양, 이시스코스메틱, 엔바이오니아, 라온피플, 티라유텍, 케이엔제이 등은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신청한 상태다. 이 역시 심사 승인이 나오게 되면 미래에셋대우의 IPO 주관 실적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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