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트렌드 맞춰 혜택 극대화···전 상품, 전월 실적 50만원 이상 기준
국민카드 “수익성 검토 등 거쳐서 설정”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국민 이지 픽, 이지 온, 이지 오토 티타늄, 이지 플라이 티타늄 카드/사진=KB국민카드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B국민 이지 픽, 이지 온, 이지 오토 티타늄, 이지 플라이 티타늄 카드/사진=KB국민카드

KB국민카드의 신(新)상품 라인 이지(Easy) 시리즈가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아쉬움을 사고 있다. 최신 트렌드와 고객의 소비 패턴에 맞춰 세분화한 혜택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기존 상품이나 경쟁사와 비해 실적 기준이 높아져 오히려 혜택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이지카드의 상품 라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저비용항공사 항공권 등 여행 특화 상품 ‘KB국민 이지 플라이 티타늄 카드’를 출시했으며 같은 달 말에는 주유·보험·정비 관련 혜택을 담은 자동차 특화 상품 ‘KB국민 이지 오토 티타늄 카드’를 내놨다. 지난 6월 27일에는 ▲KB국민 이지 픽 카드와 ▲KB국민 이지 온 카드 2종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10월의 ‘더 이지 카드’를 시작으로 시장에 나온 이지 시리즈는 이용 고객들의 니즈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객들의 카드 이용 행태와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고객 선호 영역에 대한 혜택을 극대화한 상품이다.

카드 상품명으로 사용된 ‘이지’ 역시 모두가 쉽게 사용하는 디지털 카드 생활을 추구하는 국민카드의 디지털 철학 ‘디지털 이지(Digital Easy)’와 고객들이 카드 혜택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중의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일례로 플라이 티타늄 카드의 경우 수하물, 좌석 지정, 기내식, 면세점 등에서 혜택을 제공하며 이지 오토 티타늄 카드의 고객들은 주차장·세차장 등 차량 관련 업종에서 높은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이지카드 시리즈가 국민카드의 주력 상품 라인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워라벨' '해외여행' 등 최신 트렌드에 맞는 상품들을 적재적소에 내놓음으로써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업계 불황 등의 위기를 타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춘대로 시리즈 등 기존 상품들에 대한 정리도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는 이지 시리즈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존 상품이나 타사 상품에 비해 기준 조건이 높아져 혜택을 받기가 다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더 이지 ▲이지 온 ▲이지 픽 ▲이지 플라이 티타늄 ▲이지 오토 티타늄 카드는 모두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전월 실적이 최소 50만원을 넘어야 한다.

반면 ▲청춘대로 ▲청춘대로 티타늄 ▲청춘대로 톡톡 ▲청춘대로 싱글 ▲Liiv Mate 카드 등 대다수 기존 상품들은 전월 실적 기준이 30만원으로 설정돼 있다. 기준이 좀 더 높은 다른 상품들도 전월 실적이 40만원 수준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신한카드의 Deep on이나 카카오페이 카드 역시 전월 실적이 30만원만 넘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B국민카드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상품이 나오고 기존 상품이 출시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특정 시리즈를 주력 라인으로 삼고 다른 상품들을 정리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지카드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고객들에게 여러 혜택을 주려는 새로운 시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월 실적 기준이라는 게 표준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며 “수익성 검토 등의 절차를 거쳐 그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에 타 상품과의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허가 등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혜택만을 내세울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타사에도 이처럼 높은 실적 기준을 요구하는 상품들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