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9월 워싱턴 협상은 그대로 개최 전망
협상 날짜, 장소 구체적 언급 없어···‘화웨이’ 압박에 협상 난항 겪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30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회담에서 만났다.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30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회담에서 만났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역을 넘어 환율, 안보 등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 무역협상단이 합의한 내달 워싱턴 고위급 무역협상은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내달 고위급협상이 양국의 긴장국면을 완화시킬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지난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웨이젠궈 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급)은 “협상 타결 가능성은 희박해도 다음 대면 협상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 같다”며 “다음 회의에서 양국 간 긴장이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는 9월에 중국 협상팀이 오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우리는 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좋은 합의로 향하는 움직임은 매우 긍정적일 것이며, (대중) 관세 상황을 바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무역협상단은 오는 9월 워싱턴을 방문해 협상을 이어가리로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월1일부터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중국도 이에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으로 맞대응했다. 여기에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양국 무역전쟁은 환율전쟁으로 번져 향후 협상이 불투명해졌다.

중국 상무부는 다음달 중국 협상팀이 워싱턴에 가서 미국과 협상을 이어나갈지에 대해 공식적인 말을 아끼고 있다. 실제 양국은 9월 협상 재개만 합의했을 뿐, 협상 관련 구체적 날짜, 장소, 협상 내용 등은 논의 중이다.

그럼에도 일단 양국은 다음달 워싱턴에서 만나 협상을 이어갈 시도를 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다음달 협상이 예정대로 재개되면 양국 간 고조되고 있는 긴장 국면이 한풀 꺾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협상 재개 자체가 미중 모두가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피하고 싶어 한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국의 무역 갈등이 다시 확대되면서 미국 정부기관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비롯해 5곳의 중국 업체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 절차에 들어갔다. 특히 화웨이 제재를 완화했던 미국이 다시 화웨이를 압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이 최근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히자, 백악관이 미국 기업들에 화웨이와 거래 재개를 허용하는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일부 거래 허가 조치를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규정은 지난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국방수권법(NDAA)에 따른 것으로, 화웨이에 대한 블랙리스트 지정과는 또 다른 조치다. NDAA는 국가안보에 위험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제품 도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화웨이는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미국 연방법원에 제소한 상태다.

현재는 미국 정부기관으로 국한돼 있지만, 내년 8월부터 기업으로 확대하는 별도 규정도 마련될 전망이다. 화웨이 등 거래금지 업체와 거래하는 기업은 연방정부 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화춘잉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이 중국의 특정 기업들을 차별적이고 불공정하게 대우하는 데 대해 강력한 불만과 반대를 표한다”며 “미국은 힘을 남용해 중국 기업에 먹칠을 하고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 대변인은 “우리는 관련 기업들이 법률을 무기로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수호하는 것을 강력 지지한다”며 “모든 필요한 조치를 통해 중국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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