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선임행정관에 박민수 등 하마평···박능후 장관, 향후 국장급 인사 내용 주목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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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에 당초 예상됐던 이형훈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제치고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이 발령 받았다. 조만간 공석이 예상되는 청와대 선임행정관에는 박민수 복지부 정책기획관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10개 장관급 인사를 내정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에서는 당초 교체가 거론됐던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유임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일자로 강도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기획조정실장에, 노홍인 건보국장을 보건의료정책실장에 임명하는 실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실장 인사는 지난 8일 저녁 공식 발표됐다.

한 복지부 출신 원로는 “강 실장과 노 국장에 대한 인사검증 결과를 갖고 있던 청와대가 박 장관 유임을 결정한 후 바로 실장급 인사를 확정한 것”이라며 “만약 이번에 박 장관이 교체됐다면 변경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노 국장을 실장 승진자로 1순위 추천한 박 장관이 유임됐기 때문에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8일 저녁 발령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이어 박 장관은 지난 9일 오후 복지부 국장급 3명의 전보 인사를 오는 12일자로 단행했다. 김헌주 대변인을 보건의료정책관에,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을 건보국장에, 권준욱 건강정책국장을 대변인에 발령 낸 것이다.

당초 노 국장의 실장 승진을 전제로 건보국장에는 이형훈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사회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유력하게 거론돼왔다. 이 선임행정관은 복지부에서 기획조정팀장, 기초노령연금T/F운영팀장, 한미자유무역협정팀장, 기획조정담당관, WHO(세계보건기구) 파견, 국민연금재정과장, 복지정책과장, 보건의료정책과장, 한의약정책관, 대변인을 거쳐 지난해 3월 청와대에 파견돼 근무해왔다.

그는 재경직 출신에 국민연금재정과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건강보험재정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일명 문재인 케어)을 추진하는 건보국장에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행정고시 38회로 관가에 입문한 그는 광주광역시 출신이다. 조선대부속고등학교와 연대 경영학과(84학번)를 졸업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과 연세대 입학 동기여서 친분이 두텁고, 원만한 인품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장급 보직은 한의약정책관과 대변인,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전부일 정도로 경력이 짧다는 점을 지적하는 복지부내 반대파가 있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이에 이 선임행정관을 제칠 후보로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과 김헌주 대변인이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이 정책관은 건보국장에 발탁됐고, 김 대변인은 이 정책관 후임으로 보건의료정책관을 맡았다.

이처럼 당초 예상과 달리 이 선임행정관 대신 이 정책관이 건보국장에 임명된 배경에 대해 엇갈린 관측이 나왔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박 장관이 유임됐기 때문에 그동안 써왔던 사람 특히 가장 최근 일을 같이 했던 사람들 중 이 정책관과 김 대변인을 중용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만약 장관이 교체됐다면 이 선임행정관이 건보국장으로 오는데 장애물은 전혀 없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는 한 관계자는 “이 선임행정관이 끝까지 건보국장을 고집했으면 올 수 있었다”라며 “본인이 여러 정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건보국장을 포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현재로선 이 선임행정관은 조만간 복지부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후임자로는 박민수 정책기획관과 박인석 주칠레대사관 공사참사관, 이민원 국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박민수 기획관의 경우 전임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에 파견된 경력이 있어 이번에 다시 하마평에 오른 이유가 주목된다.   

박민수 당시 보험정책과장은 지난 2013년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용복지분과에 복지부 연락관으로 파견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입성 후 대통령비서실 보건복지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주미합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을 거쳐 현재 복지부에서 정책기획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1968년생인 그는 행시 36회 출신의 정통 행정관료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박 기획관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한 복지부 관료는 “그는 머리가 비상하고 이해력이 높아 업무보고를 한 번에 받아 처리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등 해외 파견을 3번 나갔던 그가 전임 정부에 이어 또다시 청와대 파견이 확정된다면 특혜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복수의 복지부 인사는 “능력과 실력을 우선시하는 박 장관이 남은 국장급 인사를 향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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