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 신규 사업 투입 등 74명 증원···82억원 늘어, 뉴오리진 사업 분사도 검토
유나이티드 인건비 11억원 증가, 인센티브 지급이 이유···지난해 영업실적 '우수'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유한양행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인건비가 1년 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경우 뉴오리진 등 신규 사업에 투입된 직원 등 1년 사이 74명이 증가하며 인건비가 82억여원 늘어났다. 이에 유한양행은 뉴오리진 사업의 분사를 검토 중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매년 1분기 인센티브를 지급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위권과 중하위권을 불문하고 제약사들은 원가와 판매관리비 절감 등 긴축경영을 펼치고 있다. 영업 외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경영을 효율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반면 유한양행과 유나이티드제약은 올 1분기 실적을 분석해볼 때 전년에 비해 큰 폭의 인건비 상승이 확인된 사례로 손꼽힌다. 양 제약사의 인건비 상승 사유는 다르다.

우선 유한양행은 2018년 3월 31일을 기준으로 기간제 근로자 46명을 포함해 1776명이 근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직원 급여는 302억2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은 2018년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유한양행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액수다. 

1년이 지난 2019년 3월 31일 기준으로 유한양행에는 기간제 근로자 34명을 포함한 1850명이 근무했다. 이에 따른 직원 급여는 383억8500만원이다. 전년 대비 81억5600만원 늘어난 규모다. 유한양행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76.3% 감소한 상황에서 82억여 원이 늘어난 인건비는 유한양행에 큰 부담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유한양행 직원 수가 1년 새 74명 늘고 인건비가 82억여원 급증한 것은 뉴오리진 등 신규 사업에 인력을 대거 투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한양행이 지난해 4월 런칭한 건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뉴오리진’은 9개 전문 매장을 구축하는 등 1년 4개월여 만에 급성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외형적 성장에 걸맞는 매출 성장은 이뤄지지 않아 유한양행은 뉴오리진 사업의 분사를 검토하는 중이다. 결국 본사 차원에서 늘어나는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해 분사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뉴오리진 사업 분사를 검토하면서도 대외적으로 확인해주지 않는 데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며 “뉴오리진 9개 전문 매장 직원들이 모두 유한양행 정직원인데, 분사가 확정돼도 그들의 신분은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유한양행이 급증하는 인건비로 인해 고민을 하고 있는 데 반해 유나이티드제약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2018년 3월 31일 기준으로 기간제 근로자 없이 총 813명이 근무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에 따른 직원 급여는 106억1200만원이다.

1년이 지난 2019년 3월 31일 기준 유나이티드제약에는 835명이 근무한 것으로 집계된다. 역시 기간제 근로자는 한 명도 없었다. 직원 급여는 117억3600만원이었다. 결국 유나이티드제약은 1년 사이 직원 22명이 늘고, 인건비가 11억2400만원 증가한 것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이같은 직원 수 증가와 함께 매년 1분기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가 반영돼 올 1분기 인건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유나이티드제약은 2018년 2119억여 원의 매출과 378억여 원의 영업이익, 317억여원의 순이익 실적을 올리며 전년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이같은 실적 달성에 대한 인센티브와 직원 증가에 따른 인건비 상승분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나 의약품 제조원가를 줄이려는 제약사들의 노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특히 유한양행의 사업 분사를 인건비 측면에서 분석하면 경영 상태를 들여다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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