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손실 -299억원···창사 이래 처음 적자 기록
'온라인에 밀린' 기존점 부진 및 부츠·삐에로쑈핑 등 전문점 적자 증가 탓
8월부터 되레 상시 초저가 전략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확대···독일지 득일지는 지켜봐야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민가격' 초저가를 기조로 내세우던 이마트가 2분기 어닝쇼크를 맞았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본 것인데, 이는 쿠팡·지마켓·위메프 등 온라인 채널에 밀려 고전하는 대형마트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9일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적자로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손실은 29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266억원 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4조 581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14.8% 늘어났다. 

이마트의 이같은 실적 쇼크는 H&B(헬스앤뷰티)스토어 부츠 등 전문점의 적자가 증가한 탓도 있지만, 중심 사업이던 대형마트의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마트 전체 매출(연결 기준)에서 할인점(대형마트)이 차지하는 매출은 60% 수준이다. 이마트 IR 자료에 따르면, 핵심 브랜드(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를 제외한 기타 전문점의 적자가 확대됐고, 할인점 기존점이 -4.6% 역신장했다. 

이마트의 그간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2년 7358억원 △2013년 7351억원 △2014년 5829억원 △2015년 5037억원 △2016년 5468억원 △2017년 5669억원으로 등락을 거듭하다가 지난해 4628억원으로 급락했다. 6년 만에 영업이익이 37%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 1분기만 해도 매출액(4조5853억원)은 전년 대비 11.6%나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51.6%나 줄어든 742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마트 영업이익률은 △2014년 4.43% △2015년 3.69% △2016년 3.89% △2017년 3.77% △2018년 2.71%을 기록했다. 초저가 전략인 국민가격 등 이커머스업체를 의식한 이벤트로 매출이 늘어났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이에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대형마트 사업 부진'을 조정 이유로 꼽았다. 

이에 이마트는 올 하반기 근 30년에 달하는 마트 업력을 바탕으로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신선식품에 더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문점(부츠 18개점, 삐에로쑈핑 2개점 폐점) 효율화를 계속 진행해 올해 총 33개점을 정리할 계획이다. 이를 연간 영업이익으로 환산하면136억원이 플러스된다. 

◇ 어닝쇼크 맞고도 '초저가' 밀어붙이기

이마트는 어닝쇼크에도 굴하지 않고 하반기에도 계속 '초저가'를 밀어붙인다. 

이마트는 8월 1일부터 자사 '국민가격'에 '에브리데이'를 붙여 돌아온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으로 초저가 정책에 불을 당겼다. 기간 한정 초저가에서 상시 초저가로 전략을 바꿨다. 오히려 '저가'의 강도가 더 높인 것이다. 

이마트 상시 초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이미지. /사진=이마트
이마트 상시 초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이미지. / 사진=이마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한시적 세일과 달리, 상시적 초저가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동일 또는 유사 품질을 가진 상품에 비해 가격을 30~60%가량 낮춰서 판매하는 정책이다. 아울러 한 번 가격이 정해지면 가격을 바꾸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시중가보다 60%나 저렴한 가격으로 들여온 '4900원 와인'은 앞으로 계속 4900원 가격에 판매하게 된다. 이같은 상시 초저가 제품을 향후 500개까지 늘려나가겠다는 것이 이마트의 계획이다. 

이마트는 이전부터 초저가 상품에 대해 "역마진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실을 보면서 가격을 후려치는 게 아닌, 대량 매입이나 업태 간 통합 매입 및 거래처 다변화 등을 통해 원가를 떨어트려 판매가를 낮게 조정한다는 것이다. 

다만 '초저가'가 이마트만의 단독 전략이 아니라는 것은 부담으로 남는다. 경쟁사인 롯데마트도 현재 1000원 딜(deal) 등 이커머스형 초저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을뿐더러, 이커머스업체들도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데이 마케팅을 앞세워 가격 파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방문객 수의 감소는 대형마트가 해결해야 할 난제다. 

◇ 美 고급百도 매장 접는다 

미국의 고급백화점 브랜드인 바니스뉴욕(Barneys Newyork)은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일부 매장을 폐쇄키로 결정했다. 바니스뉴욕은 플래그십 매장인 맨해튼 매장을 포함한 7개 매장은 계속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라스베이거스 및 시애틀 매장 등은 문을 닫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니스뉴욕의 파산 변호사는 "소매업의 침체와 임대료 인상으로 인해 회사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소매업 침체'가 온라인쇼핑으로의 소비자 이탈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니스뉴욕도 결국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몰에 밀려 문을 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국내 유통시장의 소비 형태도 이처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세가 옮겨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매월 말 발표하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업태별 매출구성비'에서 2018년 6월 20.3%였던 대형마트 비중은 올해 6월 1.7%p 줄어든 18.6%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온라인쇼핑업체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6월 38.5%에서 2.5%p 늘어난 41.0%를 기록했다. 돈이 오프라인 채널에서 온라인 채널로 넘어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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