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투자에 영업이익 대폭 하락
카카오, 톡보드 효과 '톡톡'…매출 3조원대 자신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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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털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는 매출 증가에도 불구, 영업이익 하락세가 7분기 연속 지속됐다. 공격적인 신사업 및 기술 투자가 실적 악화 원인이 됐다. 반면 카카오는 신사업 효과를 톡톡히 보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네이버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매출 1조6303억원, 영업이익 12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8.8%나 감소했다. 네이버 영업이익은 7분기째 하락세다. 지난 2017년 3분기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 분기 하락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분기까지는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률 7.9%를 기록, 영업이익률 두자릿수 방어에 실패했다.

특히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 것이다. 앞서 증권사들은 네이버 2분기 영업이익을 1600억원대로 예측한 바 있다. 

◇네이버, 7분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금융 플랫폼으로 반등 노린다

네이버의 이같은 부진은 해외 자회사와 신사업 부문에 대한 막대한 투자 때문이다. 일본 자회사 라인은 현지 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와 관련 라인 적자가 네이버 연결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마케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 선점을 위해 일본에서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등 라인페이 송금 캠페인을 위한 일회성 비용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일본 간편결제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5월 300억엔(약 3270억원) 규모의 포인트 환급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결국 네이버 주요 사업 부문이 3225억원 영업이익을 올렸음에도 라인 및 기타 사업 부문이 1941억원 적자를 내면서 전체 실적도 떨어지게 됐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페이 CIC(사내독립기업)를 물적 분할 형태로 분사,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신규 법인은 임시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거쳐 11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측은 새로운 금융 사업의 전문성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규 법인은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을 투자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사는 핵심 역량을 융합해 테크핀(TechFin) 시장에서 본격적인 흐름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테크핀은 금융에 기술을 접목하는 핀테크와 달리 기술이 금융을 주도하는 혁신을 말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월 1000만명에 달하는 결제자를 바탕으로 네이버페이의 결제처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겠다”며 “260만개 지역 중소 사업자를 네이버에서 찾고 예약한 후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흐름을 점진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CIC가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두번째 사례다. 앞서 네이버는 CIC 조직이던 네이버웹툰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바 있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은행업을 하지 않고 커머스 플랫폼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닌 네이버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결제, 대출, 보험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신사업 효과 톡톡…올해 매출 3조원대 자신

신사업 투자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신사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범 서비스 중인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6% 증가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330억원으로 24.5% 늘었다. 특히 게임을 제외한 전 사업부문 매출이 전년대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플랫폼 매출은 전년대비 30% 증가한 3268억원을 기록했고, 콘텐츠 부문 매출 역시 전년대비 20% 급증한 406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신사업 매출은 카카오T 대리 매출 증가와 페이의 온오프라인 결제 매출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하며 510억원을 달성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톡보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여 대표는 “톡보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공간에 위치한 만큼 런칭 이후 다양한 광고주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한적인 광고 노출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모든 광고주가 톡보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오는 3분기 중 오픈 베타로 전환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금융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여 대표는 “지난달 24일 한국카카오은행 한도초과보유주주 승인 심사가 통과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법적 한도인 34%까지 확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며 “공동체 차원에서 카카오뱅크에 기술, 투자 확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현 카카오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카카오페이 바로투자증권 인수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고 당국 검토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카카오페이는 이미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으로 금융 포트폴리오를 넓히면서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는 이날 누적 가입자 수 3000만명을 돌파했다. 월간활성사용자수(MAU)도 업계 최고 수준인 190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는 톡보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올해 처음으로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배 부사장은 “상반기 누적 매출이 목표치 이상을 기록했고 하반기에는 톡보드의 본격적인 매출 기여가 시작되는데, 톡보드 매출이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카카오는 처음으로 매출 3조 원을 넘어서며 연초 말씀드렸던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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