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10년간 LH 택지 공급 현황 분석···“건설사 5곳, 수십개 계열사 동원 벌떼입찰로 전체 30% 독점”

/ 자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자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호반·중흥·반도 등 건설사 5곳이 최근 10년간 편법을 동원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토지를 매입한 뒤 수조원대의 분양수익을 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LH 택지 공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토지를 가장 많이 가져간 건설사는 중흥, 호반, 우미, 반도, 제일건설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5개 건설사가 가져간 필지는 전체 473개 중 142개, 30%에 달한다. 면적 기준으로는 전체 618만평 중 196만평, 32%를 가져갔다.

5개 건설사는 LH로부터 142개 필지를 10조5666억원에 매입했다. 이중 호반이 3조1419억원(5대 건설사의 29.7%), 중흥이 3조928억원(5대 건설사의 29.3%)의 토지를 매입해 상위 5개 건설사 안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우미건설(1조8538억원), 반도건설(1조7296억원), 제일건설(7485억원)이 뒤를 이었다.

건설사들은 LH로부터 매입한 필지 중 102개 필지에서 분양을 진행했다. 분양수익으로 6조2813억원을 벌어들였다. 분양매출 기준 수익률은 24%에 달한다. 건설사별로는 호반건설이 2조1700억원으로 가장 많은 분양수익을 올렸다. 이어 중흥건설이 1조9000억원, 우미건설 9600억원, 반도건설 7831억원, 제일건설 4692억원 순으로 분양수익이 많았다.

특히 호반건설의 경우 추첨으로 당첨된 필지 이외에 10개 필지를 다른 업체로부터 전매로 취득해 이 중 9개를 분양했다. 이를 통해 4500억원의 추가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4개 건설사가 전매로 매입한 토지가 총 4개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존 추첨으로 낙찰 받은 토지와 전매로 매입한 토지에서 분양한 아파트 수익을 합하면 호반건설의 총 수익은 2조6200억원까지 늘어난다.

경실련 관계자는 “건설사에게 토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추첨을 통해 공급하다 보니 건설사들은 페이퍼컴퍼니를 무분별하게 늘려왔다”며 “토지 전매 등으로 편법승계가 이뤄지고 시공능력도 없는 건설사들의 불로소득의 수단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공능력도 없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입찰에 참여하고 이후 고분양으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취하는 등 지금의 공공택지 공급방식은 공공택지 조성 목적과 전혀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건설사들의 불법거래만 부추길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토지매입 건설사의 직접 시행·시공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땅을 강제 수용해 조성한 공공택지가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안정과 집값 정상화가 아니라 이득 추구의 수단으로 변질된 만큼 공공택지 민간매각을 중단하고 전부 공공이 직접 공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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