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 판단·하반기 실적 기대 따라 투자 규모 늘려
전문가 “일본 수출 규제·가격 경쟁 심화 우려로 신중한 투자 필요”

증시가 크게 떨어진 지난 6일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을, 외국인은 셀트리온 주식을 대량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증시가 크게 떨어진 지난 6일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을, 외국인은 셀트리온 주식을 대량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장중 1900선이 무너진 지난 6일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삼성전자, 셀트리온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증시에 ‘겹악재’에 겹치며 두 기업 주가도 하락했지만 이들 투자자들은 두 기업의 하반기 실적 향상 기대와 주가 바닥 판단에 따라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지난 6일 개장 9분 만에 전날 종가보다 2.83% 낮은 1891.81로 추락하고 1917.50으로 장을 마감한 날,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셀트리온 등 대량주를 대량 매집했다. 이 외에도 현대차, SK텔레콤, 삼성전기, 호텔신라 등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들어서 이들 종목 주가는 대내외 악재로 떨어졌지만 그럴 때마다 기관과 외국인은 이 기업 주식 매수량을 늘렸다. 

투자자별로 기관은 6일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2057억원 순매수했고 이어 셀트리온(429억원), 현대차(341억원), SK텔레콤(335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셀트리온(297억원), 삼성전기(116억원), 호텔신라(104억원), LG디스플레이(89억원) 등에 투자를 집중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셀트리온은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분기에 반도체, 스마트폰 등이 동반 부진하면서 절반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수요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반등할 것으로 분석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분기 D램 부문에서 10%대 중반, NAND 부문에서 30% 수준의 출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했다”며 “3분기 영업이익은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6일 기준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현황. / 자료=한국거래소

셀트리온도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0.8%, 21.2% 감소하며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저점으로 점진적인 실적 성장과 함께 주가 회복이 기대된다. 특히 하반기 셀트리온의 합성 의약품 복제약(제네릭)의 미국 출시 준비에 따른 가동률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하반기에 램시마SC의 유럽 허가와 트룩시마 미국 출시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지난 1일부터 이 두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기관은 지난 1일부터 4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총 6080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할수록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커졌다. 외국인도 같은 기간 셀트리온 주식에 총 1034억원 투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대외 변수가 많아 투자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불거졌고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이 장기화될 수 있어 일본 소재에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로서는 하반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도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투자 심리 약화가 우려된다. 강하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올해 하반기 기저효과와 신제품 출시로 큰 폭의 실적 성장 기대되나 램시마SC의 유럽시장 가격, 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따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경쟁 심화, 미국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 구도 등 중장기 성장성과 직결되는 요소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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