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약 하루날디, 국산 제네릭 품목 다수···과민성방광염약 베타미가는 대체 약제 없어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최악의 한·일 갈등으로 인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문의약품에 대해서도 불매운동이 진행될지 주목된다. 일본 전문약 불매운동이 펼쳐진다면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한국아스텔라스제약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이날 한국을 수출관리상 일반 포괄허가 대상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하는 등 한·일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의약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단, 현재로선 일반의약품이 주된 불매운동 대상이다. 지난달 하순부터 전북과 전남, 경남, 강원도, 대전, 서울시약사회 등 지역약사회 차원에서 일본 약 불매운동 의지를 밝혔는데, 이는 주로 약사와 일반약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현재 국내 의약품시장의 80%가량이 전문약인 상황에서 약사와 일반약도 중요하지만, 의사들의 동참 여부도 무시할 수 없다. 환자 건강이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전문약 불매운동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항암제를 제외한 다른 전문약의 경우 일본계 제약사 제품을 대체할 국내 제약사 품목을 검토라도 해봐야 한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약 처방권을 갖고 있는 의사들이 일본약 불매운동에 적극 참여해야만 국내에서 영업하는 10여 개 일본계 제약사들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논리가 대두되는 것이다. 현재 일본계 제약사 중 비교적 빈도가 높게 지목되는 회사는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이다.

아스텔라스가 빈번하게 거론되는 것은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제약사 중 매출이 가장 많고 시장점유율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아스텔라스는 지난해 2804억여 원의 매출을 올려 일본계 제약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7년에는 2756억여 원의 매출을 달성해 역시 수위를 차지했다.

아스텔라스가 국내에서 주력하는 시장은 비뇨의학과다. 구체적으로 아스텔라스의 전립선비대증치료제인 하루날디는 올 상반기에만 353억여 원어치가 처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립선비대증치료제 시장에서 하루날디는 2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표현대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과민성방광염치료제인 아스텔라스 베타미가는 상반기 284억여 원어치 처방을 기록했다. 베타미가는 국내 사용량이 많다는 사유로 약가까지 떨어진 사례다. 실제 아스텔라스 베타미가서방정25mg와 50mg는 지난 2월 13일 각각 기존 약가에서 6.5%씩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예상보다 사용량이 많은 의약품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을 거쳐 일정 수준 내에서 약가를 강제 인하시킨다.

문제는 아스텔라스의 비뇨의학과 품목에 대해 불매운동을 할 경우 대체 약제가 있느냐로 요약된다. 앞서 예를 든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하루날디(성분명 탐스로신)의 경우에는 국내 제약사들이 제조한 제네릭(복제약) 품목들이 다수 있다. 예컨대 한미탐스와 보령탐스로신, 동성탐스로신 등이다. 탐스로신 시장에서 제네릭은 45%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베타미가서방정은 오는 2020년 5월 만료되는 물질특허에 복수의 국내 제약사들이 도전했지만 성공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로선 제네릭 등 대체 약제가 없다는 의미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문약의 경우 환자 건강과 직접 연관이 있기 때문에 불매운동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며 “하지만 대체 약제가 있음에도 국내에서 2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일본계 제약사를 그대로 보고만 있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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