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브랜드 불매운동에 희비 엇갈린 SPA 브랜드···국산 탑텐 7월 매출 전년比 20% 증가
유니클로는 물론 자매브랜드 GU 매장도 한산··· 추가 출점 비난까지 쇄도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에 대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의류 SPA 브랜드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토종 SPA인 신성통상의 탑텐의 매출과 방문객수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오른 데 반해 불매운동 한복판에 있는 유니클로와 그 자매브랜드인 GU(지유) 매장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유니클로 종로3가점은 조만간 문을 닫는다. 불매 운동이 폐점의 직접적인 이유가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최근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상황에서 단행된 폐점이라 회사 입장에서는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유니클로가 이처럼 문을 닫는 상황에서 자매브랜드인 GU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일본의 패스트리테일링이 만든 GU는 지난해 9월 한국에 처음 상륙한 이후 현재 잠실에 1개점을 영업 중이다. GU는 유니클로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탓에 불매운동 중심에 서있지는 않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유튜브 및 기사 댓글로 GU가 일본 브랜드임을 알리는 내용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GU는 이달 말과 다음달 초 용인 수지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각각 2호점과 3호점을 새로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일본제품 불매 분위기가 점차 심화하고 있고, 형님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폐점하는 상황에서 새 매장을 여는 것이다. 

GU는 당초 국내서 유니클로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GU 론칭 기자간담회서 당시 유노키 오사무 GU 대표이사는 "일본 내에서는 유니클로와 GU가 인접한 곳에 위치한다. 두 매장이 가까운 곳에 있으면 매출이 둘 다 오른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이같은 형태로 점포를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7일 오후 방문한 GU 국내 1호점 내부는 방문객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박지호 기자

다만 현재와 같은 불매운동 바람이 지속될 경우 GU의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평소라면 관심도가 낮았을 출점 소식이 뉴스가 될 정도로 일본 브랜드들은 전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리테일 업체가 이를 무시하고 공격적인 출점을 강행할 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7일 오후 방문한 GU 1호점 매장은 썰렁했다. '손님보다 직원이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었다. 평일 오후인 점을 감안해도 GU의 썰렁한 분위기와 쇼핑몰 내부의 인파가 대조를 이뤘다. 420평 규모의 매장에 손님은 단 3명 뿐이었다. 반면 같은 층에 인접한 탑텐은 GU 매장의 1/3 크기였음에도 불구하고 10명 이상의 손님이 있었다. 

실제 유니클로 대체 브랜드로 급부상중인 탑텐은 불매운동 반사이익으로 매출이 늘었다. 탑텐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장을 방문한 고객도 30% 늘었다. 특히 주 고객이 2030에 한정됐던 이전과 달리 최근에는 40대 이상 고객도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니클로의 대표제품인 에어리즘(Airism)의 대체품으로 거론되는 탑텐의 '쿨에어(Cool Air)'는 지난해 7월 대비 80%나 늘어난 물량에 매출도 120%나 늘었다. 

탑텐 관계자는 "7월에 시즌 오프 행사를 진행해서 원래도 매출이 오르긴 한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이라고 단언할 수 없는 이유"라면서도 "다만 유니클로 대체 제품의 경우 매출이 크게 오르긴 했다. 곧 판매 예정인 가을 상품의 매출을 봐야 더 유의미한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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