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자 취향 공략
이동통신사 음원서비스 5G 프리미엄 특화 콘텐츠 선보여

이미지=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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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음원 플랫폼들이 변하고 있다. 과거 가격 경쟁으로 승부했다면, 이제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과거 음원 플랫폼들은 치열한 가격 경쟁을 펼쳐 왔다. 특히 후발주자들의 경우,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세우며 고객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부분의 음원 플랫폼들이 차트 기반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세우는 상황속에서, 각 플랫폼 간 큰 차별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들의 선택은 통신사 할인, 각종 프로모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차트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소비자의 취향이나 다양성을 반영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아니지만, 단지 차트 상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20·30대 이용자들은 소위 10대 이용자들의 음원 줄세우기 문화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명 아이돌이 컴백할 때마다, 해당 음원이 차트 상위권을 꿰차는 모습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각 플랫폼들은 차트 기반 서비스에서 탈피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서비스 대신 자신만의 색깔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취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우선 국내 음원 점유율 1위 멜론은 지난 4월 소비자 취향 중심으로 모바일 앱 업데이트를 진행한 이후 지난 5월에는 ‘멜론DJ’ 서비스에 ‘브랜드 DJ’를 신설했다. 멜론은 앱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멜론 차트를 ▲실시간차트 ▲장르 핫트랙 ▲시대별 차트 ▲멜론DJ 인기곡 ▲검색 인기곡 등 주제별로 다각화했다. 

멜론DJ는 이용자와 전문가가 직접 구성한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하고 음악으로 소통하는 참여형 서비스다. 브랜드DJ를 통해서는 각 분야 대표 브랜드가 직접 구성한 플레이리스트와 동영상, 매거진, 팟캐스트 등 최신 정보 및 메시지를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로 제공하고 있다. 브랜드DJ에는 샤넬, 디즈니, 매거진, 나이키, 예술의 전당, 틱톡 등이 참여하고 있다.

멜론의 브랜드DJ / 이미지=멜론
멜론의 브랜드DJ / 이미지=멜론

멜론 관계자는 “다양하고 깊어진 이용자의 음악적 취향과 경험을 존중하고, 이를 확장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멜론은 가장 큰 자산인 메가데이터를 활용한 심화된 큐레이션과 이용자 친화적 서비스로 디지털음원플랫폼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2위 지니뮤직은 5G 원음을 그대로 들려주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2014년부터 FLAC16비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데 이어 올해 초고음질 FLAC 24비트 음악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국내 음악플랫폼 중 FLAC 24비트를 스트리밍으로 제공하는 곳은 지니뮤직이 유일하다. FLAC 24비트의 경우 MP3 방식에 비해 소리 표현이 4배 이상 정교하고 파일 용량은 28.8배 크다. 

이와 관련해 홍세희 지니뮤직 플랫폼사업본부장은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진보가 고객의 디지털 음악 서비스 이용 패턴을 변화시켰다”며 “현재 점차 많은 이용자가 초고음질로 누리는 음악의 가치를 알아가고 있으며, 몇 년 안에 초고음질 서비스가 대중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신규 음악 플랫폼 ‘플로'의 경우, 출시 직후부터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플로가 내세운 가치는 ‘취향 중심 음악 플랫폼’이다. 플로는 기존 인기차트 줄 세우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개인의 취향을 AI로 분석해 최적의 음악을 추천한다. 

특히 취향에 맞는 음악을 제대로 선정하기 위해 3개의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상황에 따라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감상이력을 분리해서 축적시킬 수 있다. 가령 운동할 때, 공부할 때, 조카에게 들려줄 때 음악이 다 다를 수 있다. 이 이력을 분리해서 쌓을 수 있다.

이러한 취향 중심 서비스는 시장에서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플로의 MAU(월간활성사용자)는 뮤직메이트 당시였던 지난해 2월 60만명에서 1년 만에 150만명으로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플로의 지난 4월 MAU는 154만9387명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12.2%(16만8982명) 늘었다. 같은 기간 멜론 MAU는 417만2236명으로 0.6%(2만4463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벅스는 최근 음악과 팟캐스트를 결합한 오디오 콘텐츠 채널 ‘뮤직캐스트’를 확대 편성해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 변화된 콘텐츠 소비 형태에 발맞추고, 회원들에게 더 많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특히 뮤직캐스트는 일반적인 팟캐스트와 달리 음악 저작권 이슈를 해결, 방송에서 소개된 음악을 곧바로 청취할 수 있다. 아울러 회원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들을 수 있도록 방송 분량을 트랙별 음원으로 나눠서 제공하고 있다.

벅스 관계자는 “뮤직캐스트는 벅스만의 차별화 된 오디오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방송 채널로, 특히 참여형과 독창성을 중시하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발전과 5G 대중화를 통해 다양한 음원 관련 서비스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AI 추천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그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현재 여러 음원 플랫폼에서 추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취향과 맞는 경우는 아직까지 많지 않다”며 “AI 기술을 도입했다고는 하지만, 미흡한 경우가 많다. 향후 기술 발전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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