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새 맥주' 테라 판매 질주, 8월 판매량 200만 상자 전망···선두 수성에 여념없는 카스, 가격 인하·대형마트 판촉 진행하며 격차 벌리기 부심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키로 결정하면서 국내 맥주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해외맥주의 상위권에 랭크됐던 아사히 등 일본맥주가 빠진 자리를 국산 맥주가 노리는 가운데 하이트진로가 미는 신제품 '테라'의 점유율 상승과, 이를 견제키 위해 가격 인하·대형마트 판촉 카드를 꺼낸 오비맥주 카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 “이 맛이 청정라거다” vs “제조일자 확인해보세요”

지난 3월 하이트진로가 야심차게 내놓은 라거 맥주 테라는 출시 100일 만인 지난 7월초 기준 1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테라 판매량은 지난 3월 40만상자, 4월 67만상자, 5월 94만상자, 6월 134만상자, 7월 140~150만 상자인데다 이달 생맥주가 출시되면 월 판매량이 200만상자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음주 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국내 주류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 상황에서도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26일 오후 한 소비자가 서울 시내 대형마트 주류 진열대에 놓여 있는 일본산 맥주 재고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26일 오후 한 소비자가 서울 시내 대형마트 주류 진열대에 놓여 있는 일본산 맥주 재고품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일본 맥주에 대한 불매로 국산 맥주가 반사 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윤창호법을 이유로 그 효과가 상쇄됐다"면서도 "이런 상황에서도 테라나 진로(소주 신제품) 등은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시장 반응이 좋다. 특히 단기간에 테라만큼 많이 팔린 경우가 이전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성수기인 7~8월 지역 축제를 통해 '테라 밀기'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그동안 '하이트'로 축제에 참여했던 하이트진로는 올해부터 '테라'를 앞세워 홍보한다. 하이트진로는 부산샌텀축제, 강원도 홍천만축제, 전주가맥축제 등에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전주가맥축제의 경우에는 '당일 생산, 당일 공급'을 기조로 삼는다. 

이에 대해 시장 선두인 카스는 지난달 28일 기습적으로 4.7% '가격 인하'를 밝혔다. '가만히 있어도 잘 팔리는' 맥주 성수기에 가격을 낮추면서까지 점유율을 방어하려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사원 사이에서 유흥채널(식당)의 카스 점유율이 이전보다 2~3% 줄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도 말했다.

카스는 현재 '대형마트 판촉'을 진행하고 있다. 국산맥주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제품으로서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대형마트에서 기자와 만난 판촉 사원도 "계속 1위하는 제품이라 원래 판촉을 하지 않지만, 2주에서 한 달 이내에 만든 맥주를 요즘 밀고 있어서 이를 홍보하기 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스는 현재 '갓 만든 맥주보다 맛있는 맥주는 없다'를 내세워 TV 광고를 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구체적인 카스의 점유율을 밝히고 있진 않지만 "최근 편의점 맥주 매출 1위에 카스에 오르기도 했다"며 카스의 건재함을 드러냈다. 일본맥주 불매운동에 대한 반사이익을 언급한 것이다. 이어 "이전에도 성수기에 대형마트 판촉을 진행해 왔다"면서 "앞으로 카스는 생산일자 등 본연의 강점을 내세워 성수기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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