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클린턴 행정부 이후 25년 만에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6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를 정리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6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를 정리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미국 재무부는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듯 위협해 왔지만 실제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중국이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개입을 통해 통화가치 절하를 용이하게 해온 오랜 역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뜨렸다”며 “이는 환율 조작이고 중대한 위반이다”고 비판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전날 역내외에서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이날 결정은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이후 25년 만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환율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인정하지 않았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교역촉진법에 따라 1년간 환율 문제 개선을 위한 양자협의를 하게 된다. 만약 문제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대외원조 관련 자금지원 금지 ▲정부 조달계약 금지 ▲IMF(국제통화기금) 추가 감시요청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우리 외환당국은 이번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조치로 각종 변수가 외환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엄중한 상황 인식을 가지고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과도한 시장불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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