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설립 이후 최대규모 당기순손실···연료비 상승·SRF발전소 지연 등 요인 분석
전문가, 올해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 전망···‘낙하산 논란’ 황창화 사장 경영능력 시험대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 이미지=연합뉴스, 조현경 디자이너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연합뉴스

지난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낸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올해 열요금 인상이란 경영 호재를 만났다. 취임 2년차를 맞은 황창화 사장이 연료비 상승과 전남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지연 등의 리스크를 딛고 실적 개선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22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2011년 이후 7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손실 규모로는 1985년 설립 이후 최대규모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45억원을 기록, 2017년 1197억원보다 급감했다. 이 같은 실적악화에 지역난방공사는 2010년 상장 이후 사상 처음으로 배당을 하지 않았다.

올해 1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영업이익은 800억원, 순이익은 579억으로 전년 동기 영업이익 1045억원, 순이익 696억원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다만 매출은 9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9285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업계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상승과 전남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지연 등이 주된 실적악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1톤 당 LNG 현물가격은 지난해 537.89달러로 2017년 422.81달러 보다 27.2% 올랐다. 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9월 가스요금 연동제가 중단되면서 열요금 연동제도 중단했는데 이후 LNG 원가 상승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는 전문가 분석이다. 공사는 발전소 연료의 약 80%를 LNG에 의존하고 있다.

SRF 열병합발전소는 총사업비 2700억원을 들여 지난 2017년 12월 준공했다. 하지만 오염물질 발생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막혀 1년 6개월 이상 지난 현재까지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인한 추가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손실로 반영됐다.

공사 측은 SRF 열병합발전소가 쓰레기 소각장보다 친환경적인 시설이며 LNG 발전소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며 주민들을 달래고 있지만 설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사 관계자는 “시민단체와 지역주민이 주축인 범대위와 협상을 진행하고 잇으나 합의안 도출이 잘 안되는 상황이다”며 “지금까지 11차례 거버넌스 회의를 여는 등 의견차를 좁히기 위해 계속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고양 열수송관 파열 사고 이후 노후 수송관 전량 교체 계획이 마련되면서 대규모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배관 사고로 인해 추가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표=조현경 디자이너
/ 표=조현경 디자이너

 

◇황창화 사장, 올해 실적 개선으로 ‘낙하산 논란’ 잠재울까

이 같은 실적 악화는 황창화 사장에게도 부담이다. 황 사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당시 낙하산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인수위 인수위원, 국회도서관장, 민주당 당 대표 경선 당시 이해찬 후보 캠프 대변인 등을 지냈지만 에너지 분야 관련 경력은 전무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만 아직 취임 1년이 채 안된 황 사장에게 경영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우긴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공사 실적으로 황 사장의 경영능력을 판단하기는 무리”라면서 “올해 이후 실적으로 황 사장의 경영능력을 판단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최근 단행된 열요금 인상은 올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지난 1일 열요금을 3.79% 인상했다. 2017년 7월 5.81% 인하, 11월 1.37% 인하 이후 약 2년 만의 요금 조정이다.

일각에선 이번 연료비 인상이 지난해 실적부진으로 인해 이뤄졌다는 주장을 한다. 하지만 공사 관계자는 “열요금 인상은 실적개선 목적보다는 연동제와 열요금 정산제 등 열요금 관련 규정에 따라 조정한 것”이라며 “실적 개선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열요금이 계속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로 인해 올해 하반기 이후로는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지역난방공사의 올해 실적으로 매출 2조3524억원, 영업이익 692억원, 당기순이익 211억원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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