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실적 추구하는 사모펀드 참여 가능성 현실적으로 낮아
인수 원하는 애경과 손잡고 인수전 들어갈 길은 열려 있어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정식 매각 절차에 돌입했지만 기업들의 반응은 여전히 뜨뜻미지근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사모펀드 등판설’을 거론하지만 오히려 기업인수설에 비해 현실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항공업계 전반의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이 공식으로 매각 절차에 나선 지 열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존에 거론되던 대기업들은 ‘관심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매각 공고를 내기 전과 지금의 조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업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식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을 따로 매각하는 형식인데 아직까지 채권단은 통매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일각에선 사모펀드가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최근 KCGI(강성부펀드)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사모펀드 등판설에 불을 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컨소시엄을 꾸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그에 대해 항공업계에선 현실적으로 이뤄질지 회의적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한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KCGI가 진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뜻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선 솔직히 회의적”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액은 2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채는 7조원이 있다. 여기에 아직 채권단이 기존 인수 조건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 등을 보면 단기 수익을 노리는 사모펀드가 뛰어들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차라리 기업은 사업 확장 등 부수적 효과라도 노릴 수 있지만, 돈으로만 따졌을 땐 인수전에 뛰어들 만한 유인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인수 의향이 있지만 자금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 애경그룹과 손잡을 가능성이다. 애경은 다른 대기업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기대되는 시너지가 명확하다. LCC(저비용항공사)의 한계를 단번에 뛰어넘을 수 있는,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사모펀드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국적기들의 경우를 봐도 사모펀드가 뛰어들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며 “어쨌든 항공사 경영에 노하우가 있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건실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곳이 인수를 하는 것이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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