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무기한 연기에 청약요건 갖추며 준비해오던 전세입자 불만 속출

GS건설이 과천 지식정보타운 내 S9블록에서 분양 예정이었던 제이드자이 분양을 미뤘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GS건설이 과천 지식정보타운 내 S9블록에서 분양 예정이었던 제이드자이 분양을 미뤘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정부의 분양가 규제 검토가 전세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축 아파트 분양이 기약 없이 연기되면서 청약을 준비중인 세입자들의 전세 거주 기간이 늘어난 영향이다. 청약 준비를 위해 이사까지 해 온 이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일부 예비청약자들은 지나친 정부의 규제가 전세시장까지 흔들어놓는 등 시장질서만 더 어지럽혔다는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과천 지식정보타운 S9블록에 공급 예정이던 ‘과천제이드자이’ 홍보 업무를 모두 중단했다. 시공사는 그동안 전화 및 SNS로 분양상담을 해오며 수개월 간 수분양자 상대로 청약을 홍보해왔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의 분양가가 높다는 지적과 김현미 국토교통부의 재검토 회답까지 이어지면서 분양 일정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수차례 미뤄졌다. 급기야 시공사 측은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해당 사업장은 전체 공급물량의 30%를 과천 1년 이상 거주자에게 우선 배정한다. 이후 20%는 과천에서 1년 미만으로 거주한 자 및 경기권에서 1년 이상 거주한 자를 대상으로 공급하는 등 해당지역 내 거주자 우선공급 비율이 높다. 이를 기대하고 수도권 기타지역에서 살다가 청약준비 차원에서 일찌감치 과천으로 이사와 전세살이를 하는 이들도 다수 있다. 이들은 얼마 전 과천 내 구도심에서 분양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이 3.3㎡당 3998만 원에 분양한 것에 견주어보면 3.3㎡당 2300만~2400만 원에 책정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공급하는 공공택지 내 분양이기 때문에 예정분양가보다 더 낮아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결국 시공사 측의 분양 연기 결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예비청약자가 됐다. 청약을 준비하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전세살이를 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다. 전세 수요층이 더 늘어나면서 되레 과천 구도심 내 전세가격만 올려주는 일도 발생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7월 29일 기준) 과천의 아파트 전세 가격은 0.49% 오르며 전세가격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이는 7월 15일 0.21%, 22일 0.23% 수준이던 상승폭에 견주어보면 두 배 이상으로 뛴 수준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1순위 요건을 획득하려는 이들의 유입이 최근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또 과천은 주택 재고량이 많지 않아 수요자가 몇몇 단지에만 몰려도 전세 변동 폭이 크게 나오는 특성상 앞으로 전세가격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천 문원동에 있는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입자들이 지식정보타운 내 분양을 받기 위해 거주기간을 연장하는 사례가 늘면서 전세 매물은 더욱 귀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의 시장안정화 차원의 분양가 규제가 되레 화를 불렀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지식정보타운 내 청약을 준비 중인 직장인은 “분양이 계속 미뤄지면서 전세 사는 기간은 늘어 삶의 질은 낮아졌다. 그 사이 청약 가점 고점자수는 늘어 갈수록 당첨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나친 규제로 주거안정이 더 멀어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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