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펜(PEN)클럽 “자유 기풍 위축돼, 전시 계속해야”
주최측, 전시장 입구에 커다란 가벽 설치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가 열린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의 전경. /사진=연합뉴스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가 열린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의 전경. /사진=연합뉴스

일본 최대규모 국제예술제인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기획전이 결국 전시 중단됐다. 전날 일본펜(PEN)클럽이 표현의 자유 위축을 우려하며 반대 성명을 냈음에도 기존 방침을 이행한 것이다.

4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장 입구에는 커다란 가벽이 설치됐다.

이번 전시는 소녀상을 비롯해 그동안 외압으로 전시하지 못했던 작품을 모아 선보이는 자리였다. 하지만 지난 3일 주최 측은 전시 중단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의 압력과 우익 성향 시민 단체의 항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가와무라 다카시(河村隆之) 나고야(名古屋)시장은 공개적으로 ‘소녀상 전시 중단’을 주장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역시 소녀상 전시 문제와 관련해 예술제에 지원하기로 한 보조금의 삭감 가능성을 시사했다.

모두가 전시 중단을 요구했던 것은 아니다. 일본 내에서도 전시 중단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펜클럽은 소녀상 전시 중단 방침이 발표된 3일 성명을 통해 “정치적 압력 그 자체이며 ‘검열’로 이어진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사회의 확충에 기여해 온 예술의 의의에 대해 몰이해한 언동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인단체 국제펜클럽의 일본센터로, 시인 및 소설가 등 1000여명이 가입된 일본펜클럽은 자유를 언급하며 전시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펜클럽은 “제작자는 자유롭게 창작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자유롭게 감상한다. 동감하고 반발하는 창작과 감상 사이에 의사소통하는 공간이 없으면 예술의 의의는 사라지고 사회의 추진력인 자유의 기풍도 위축된다”며 “전시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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