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뷰티유튜버와 협업, 신한은행은 자체 육성 전략···리스크 우려도 ‘여전’

IBK기업은행 이사배 뷰티카드/사진=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 이사배 뷰티카드/사진=IBK기업은행

은행권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빠졌다. 기존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던 KB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최근 인플루언서 활용에 힘을 실고 있다. 인플루언서들은 10~2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연예인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장점과 함께 사건·사고에 취약하다는 리스크도 가지고 있어 향후 효과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IBK기업은행은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와 손잡고 미용에 특화된 ‘이사배 카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사배는 유튜브 구독자 218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유명 크리에이터로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사배 카드 이용고객에게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아리따움, 토니모리 등 화장품 매장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등 주요 H&B 스토어 ▲미용실, 네일숍 등에서 각각 최대 2000원 할인혜택(각 1일 1회)을 제공한다. 이사배는 지난 1일 자신의 채널에 이사배 카드 관련 안내 영상을 올렸고 해당 영상은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3만뷰를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끌었다.

신한은행은 자체적으로 인플루언서를 육성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앨리스몽드’에서 고객 소통을 강화하고 디지털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한 인플루언서’ 창단식을 열었다.

이번에 선발된 ‘신한 인플루언서’는 신한은행 직원 유튜버 10명과 SNS 서포터즈 30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젊은 세대 고객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디지털 분야에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직원 유튜버들은 신한의 초성 ‘ㅅ’과 ‘ㅎ’을 조합한 ‘송’과 ‘유튜버’를 합친 ‘송튜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다. 크리에이터로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교육기관의 커리큘럼에서 교육도 받는다.

지난 29일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복합문화공간 ‘앨리스 몽드’에서 열린 신한 인플루언서 창단식 현장/사진=신한은행
지난 29일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복합문화공간 ‘앨리스 몽드’에서 열린 신한 인플루언서 창단식 현장/사진=신한은행

기존까지 인플루언서 활용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부터 대도서관, 윰댕, 뚜아뚜찌 등 메가 인플루언서 12명과 함께 유튜버 제휴 콘텐츠 오디션을 진행했다.

1차 투표를 통해 유튜버 12인 중 방송 제작에 참여할 4명의 유튜버를 선정한 후 KB리브똑똑 가입자가 이들 중 1명을 최종 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벤트 과정에서 국민은행은 참여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품과 재미를 줬으며 최종적으로 키즈 유튜버 ‘뚜아뚜지’가 디지털 모델로 선발됐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효율성이다. 낮은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유스(Youth)고객들에게만큼은 TV광고모델에 버금가는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기에 은행권 특유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위험성도 적지 않다. 일반 방송보다 표현이 자유로운 인터넷에서 주로 활동하는만큼 사건·사고에 많이 노출돼 있으며 협업 전 검증 절차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대중들에게 남아있는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리스크 중 하나다.

일례로 스포츠, 게임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한 인터넷 방송인은 생방송 중 성희롱 발언으로 한 달 넘게 자숙 기간을 가지고 있으며 먹방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는 유명 크리에이터는 식품 허위, 과장광고 혐의로 실형을 구형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유명 키즈 유튜버의 추정 수익이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반적인 회사원이 벌기 힘든 거액의 수익이 사람들로 하여금 박탈감을 느끼게한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청년 고객들에게 익숙한 이들을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미래고객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며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어내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유명 방송인일수록 사건이 터졌을 때 파급력도 커 모델 선정이 쉽지만은 않다”며 “사전 검토를 확실하게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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