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빈손’으로 끝난 美中협상···내달 워싱턴에서 다시 만난다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8.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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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입장 바뀐 中, 압박 높이는 美···좁히지 않는 이견에 장기전 가시화
중국 상하이에서 로버트 라이티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회담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서 로버트 라이티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회담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두 달여 만에 중국 상하이에서 재개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3시간30분만에 빈손으로 종료됐다.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도 핵심 쟁점인 화웨이 제재 완화와 농산물 구매에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다만 다음달 미국 워싱턴DC에서 협상 재개를 열어둬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협상 중단은 피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최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유리한 합의 도출을 위해 장기전 태세의 전술을 새롭게 들고 나왔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경기 침체 우려로 중국 지도부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유지했던 것과 달리 협상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쟁점 이견 여전···변수는 중국의 ‘기다리기’ 새 전략

중국 상무부는 회담 종료 이후 공식 홈페이지에 “7월 30~31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국무원 부총리인 류허가 상하이에서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12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했다”며 “양측은 오는 9월 미국에서 고위급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양측은 양국 정상이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이끌어낸 중요한 공동 합의에 따라 공동의 관심사인 중대한 문제를 둘러싸고 진솔하고 효율적이며 건설적인 교류를 진행했다”며 “중국이 자국 내 수요에 따라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기로 한 데 대해, 미국 측은 구매를 위한 좋은 조건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실제 WSJ에 따르면 협상단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겠다는 가능성만 내비친 채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때까지 버틸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중국의 농산물 구매를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도 자국내 수요에 따라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할 것이며 미국도 구매를 위한 좋은 조건을 창출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며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중국의 경제성장에 대한 믿음과 내년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대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관세보복에도 중국 경제가 올해 성장률 목표인 6~6.5%대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 산하 연구기관 연구원 메이 신위는 WSJ를 통해 “중국은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다”며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 무역전쟁의 영향이 초기에는 중국 경제에 미치겠지만 나중에는 미국 경제에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노딜’로 마무리된 협상, 장기화 가능성 커져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사카 담판에서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면서 어렵게 성사된 이번 협상이 사실상 ‘노딜’로 끝나면서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협상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31일 협상이 예상보다 일찍 종료됐고, 미국 대표단은 협상 내용 등에 관한 브리핑 없이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 출국해 타결 전망이 밝지 않음을 암시했다.

미중 고위급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부과한 2500억 달러 보다 20% 늘린 규모로 추가 관세를 물리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과의) 무역협상은 계속되고 있고 협상 중에 미국은 9월1일 중국에서 오는 나머지 3000억 달러 제품에 대해 10%의 소규모 추가 관세 부과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중 양국의 갈등이 고조됐을 때 경고한 25% 관세 수준보다는 낮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면 25%이상 관세 부과를 매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중국의 새로운 전략도 장기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WSJ는 지난달 31일 보도를 통해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양보를 서두르지 않음으로써 더 좋은 조건을 얻어낼 수 있으며 기다리는 것이 자신들에게 더 유리한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같은 날 협상에 대해 “미국이 충분한 신뢰와 성의를 보이고 평등과 상호존중, 상호양보의 정신으로 협상을 진행해야만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천펑잉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은 “이번 또는 다음번 협상에서 타결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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