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하면 상품권·투자금·수수료면제 등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 우량주 인기

최근 국내 증시가 대내외 악재로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로 눈길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이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 모집에 나서는 중이다. / 사진=시사저널e

증권사들이 해외 투자 문턱을 낮추며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국내 증시가 일본 규제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자 해외 투자로 관심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해외 투자에 나선 고객들에게 소액의 투자금을 지원하거나 투자 수수료를 낮추는 등의 서비스를 내놓는 중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증권사들의 고객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은 이날까지 디즈니, 넷플릭스, 애플 등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 관련 주식을 거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에어팟, 여행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오는 9월까지 크레온 비대면 해외주식계좌를 신규 개설한 고객이 1000만원 이상 거래하면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15일부터 미국 주식을 처음 사는 투자자에게 40달러(약 4만7000원) 지원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번 이벤트는 신청 대상이라면 신청 후 바로 본인 계좌에 40달러 예수금이 들어오지만 미국 주식 체험 지원금이라 거래를 하지 않으면 회수된다. 

키움증권은 이번 이벤트 신청자가 2주 만에 3000명을 넘어서며 인기몰이 중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이 외에도 계속 커져가는 국내 해외주식 투자 시장에서 고객들의 편의성을 위해 미국 주식과 미국 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을 처음 거래하는 고객 중 3000만원 이상 매매한 1000명에게 휴대용 공기청정기나 블루투스 스피커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11월30일까지 한다. 이어 해외주식을 1000만원 이상 대체 입고한 고객에게 이마트 모바일 상품권을 주는 행사도 진행한다.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 거래수수료도 없애고 있다. 해외 주식이 국내 주식과 달리 주문수수료(최소수수료)가 증권사마다 5~10달러가 붙고 있어 증권사가 이 수수료를 없애 해외 주식의 투자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이에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 등이 미국·중국·홍콩·일본 등 주요 국가의 해외 주식의 최소수수료를 없앴다. 삼성증권도 1일부터 미국, 중국(선강퉁, 후강퉁), 홍콩, 일본에 대한 최소수수료를 폐지했다. 

증권사마다 해외 주식 투자자들을 위해 각종 이벤트와 수수료 폐지 등을 진행하는 이유는 최근 해외 투자금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및 채권 거래금액은 840억6000만달러(약 99조5000억원)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약 60% 증가했다. 

종목별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기가 높았다. 결제금액이 전년 하반기(2억4800만달러) 대비 56.8% 증가해 3억8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상해·심천 주식 ETF(홍콩 상장)인 CSI 300 Index ETF도 직전 반기(5억7900만달러)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도 증가세다. 외화주식 보관금액은 123억1000만달러로 작년 하반기 대비 25.2% 불어났다. 아마존 보관금액이 6억3400만달러에 달해 해외주식 중 가장 많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반등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국 증시처럼 외부 상황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시장도 드물다. 변동성이 크다보니 해외 우량주로 투자자들이 눈길을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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