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시황 개선 속도···128Gb MLC 고정거래가 전월 比 2% ↑
D램 가격 여전히 하락세···삼성·SK, 실적 개선 시점 내년 상반기 전망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내 낸드플래시 재고 정상화를 자신했다. 낸드 시황이 저점을 찍고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받는다. 올 3분기부터는 양사 낸드 수익성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사 반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전망이다. 반도체 매출 70% 이상을 차지하는 D램 업황이 개선되는 내년 1분기 이후가 양사 실적 반등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 모두 올해 안으로 낸드플래시 보유 재고 수준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3분기까지 자사의 낸드 재고가 적정 수준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원 삼성전자 부사장은 “고객사의 낸드 가격 저점인식이 확대되면서 2분기부터 수요 상승세가 크게 보이기 시작했고, 2분기 출하량이 늘어 자사 재고 수준이 상당 부분 감소했다”며 “타 공급사의 공급 수준에 대해 말하긴 어렵지만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와 함께 공급사들이 실적 발표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투자 조정이 병행이 있을 경우, 3분기부터는 업계 전반의 재고 수준이 정상화되고 가격 및 업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앞서 진행한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연말까지 낸드 재고 수준이 적정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양사의 낸드 재고 수준이 올해 안으로 정상화된다는 점은 낸드 업황이 본격적으로 안정화되고 있다는 확실한 의미”라며 “올 3분기부터 낸드 수익성도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하락세가 여전한 D램과 달리 낸드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2년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 31일 기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향 DDR4 8기가비트(Gb) 1Gx8 2133MHz D램 제품의 7월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2.94달러로, 한달 전(3.31달러)보다 11.2% 떨어졌다.

반면 128Gb 멀티플 레벨 셀(MLC) 낸드플래시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4.01달러로, 전달(3.93달러)보다 2.0% 올랐다. 최고점인 지난 2017년 8월 가격(5.87달러)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지만, 23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일본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정전에 따른 가동 중단 사태 등이 가격 안정의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올 들어 반도체 불황 속에서 낸드 사업은 특히 양사의 전체 반도체 영업실적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전체 매출 중 낸드는 약 25% 이상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낸드의 고정거래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며 수익성이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올 1분기 낸드 사업에서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D램 매출이 줄고 수익성이 낮은 낸드 매출이 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내려앉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3분기 이후 이 같은 상황이 해소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낸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손실 폭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낸드 감산 방침을 발표하면서 공급과잉이 진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는 낸드 웨이퍼 투입량을 15%까지 줄이고, 마이크론은 10%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아직까지 낸드 수익성이 전체 반도체 영업실적을 견인하기엔 D램 업황이 여전히 어둡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 중 70% 이상을 꽉 잡고 있는 D램의 가격 반등이 이뤄지는 내년 1분기 이후 전체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영업실적은 결국 D램이 크게 좌우할 수밖에 없다”면서 “D램 수익성이 개선되는 내년 1분기 이후에야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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