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지하화 개발, 고난도 공사···적정공사비 확보도 힘들어”
입찰 참여 불확실성 커지면서 유찰 우려도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조감도 / 사진=국토교통부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조감도 / 사진=국토교통부

서울 영동대로 개발의 핵심사업인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사업을 두고 건설업계가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이번 사업은 100% 지하에서 이뤄지는 고난도 공사인데다 공공공사인 만큼 적정공사비 확보가 쉽지 않아서다. 건설사들의 참여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유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연내 착공도 힘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는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사업의 일환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하철 2호선 삼성역부터 9호선 봉은사역을 잇는 총길이 630m구간에 지하 6층, 연면적 16㎡ 규모로 철도통합역사와 환승시설, 지상광장, 공공·상업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는 지난달 6일 국토부가 개발계획안을 최종 승인하면서 사업이 본격화 됐다. 서울시는 연내 광역복합환승센터 지정 고시, 기본설계, 기술제안입찰, 개발실시계획 승인 등 후속절차를 거쳐 올해 12월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달 기본설계가 완료되면 총 4개 공구로 구분해 내달 중으로 기본설계 기술제안 방식으로 사업자를 찾아 나설 예정이다.

대규모 사업이지만 건설업계는 사업의 기술 난이도가 높은 반면 정부에서 발주하는 공공공사인 만큼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아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당초 업계에선 ▲1공구 대림산업·현대엔지니어링 ▲2공구 현대건설 ▲3공구 현대건설·SK건설·쌍용건설·두산건설 ▲4공구 대우건설·롯데건설 등으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참여 의사를 나타냈던 일부 건설사들은 계획 변경에 나선 모습이다.

1공구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최종 참여 여부를 아직 조율 중이다. 3공구도 SK건설과 두산건설이 불참을 알렸고, 쌍용건설 역시 참여에서 검토로 돌아선 상황이다. 4공구에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건설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유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하화 사업인 만큼 난이도가 높아 리스크가 클 수 있다”며 “공공공사의 경우 공사를 하면 할수록 적자를 보는 상황이라며, 공공매출액 비중이 100%인 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거의 매년 마이너스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서울시가 지하에서 진행했던 사업은 대부분이 적자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익이 크게 나지 않더라도 상징성이 있는 만큼 본 입찰까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물량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업은 실적을 올리기에는 괜찮은 사업이다”며 “무엇보다 국내 최대 지하공간 개발사업이라는 상징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 입찰이 시작되면 참여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날 수 있다”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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