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주가 큰 폭 하락
“일본 규제 등 국내 주식 영향 커 증권업계도 투자심리 활력 잃어”
인보사 사태 등 증권사 대상 소송도 악영향 

서울 여의도의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의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증권업 주가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다. 최근 증권사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는 중이다. 양호했던 상반기 실적도 증권사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국내 증시가 2000선도 지키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등 암울한 증시 분위기에 증권주도 같이 어두워지는 모양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을 포함해 중소 증권사의 주가가 최근 들어 모두 떨어지고 있다. 증권사의 주가 하락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등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 드리워진 악재들이 증권업계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9일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3.54% 떨어진 76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7월 들어 떨어지기 시작한 주가는 이날 가장 낮은 수준의 주가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 주가도 마찬가지로 최근 4거래일 연속 큰 낙폭을 보이며 떨어지는 중이다. 29일에도 전날보다 4%나 떨어졌다. 삼성증권도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날 주가는 급락하면서 7월 들어 가장 낮은 주가를 보였다. 이 외에도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교보증권 등 나머지 증권사들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며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봤다. 

KRX증권지수. / 사진=한국거래소
KRX증권지수. / 사진=한국거래소

증권주는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대표적으로 수혜를 볼 종목으로 꼽혔다. 금리가 인하되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채권 평가 이익이 증가하면서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증권업의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가 수급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 발표를 보면 대다수 업종이 실적 하락을 기록했지만 증권업계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목받았다. KB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0.5% 증가했고 현대차증권 순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8%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순이익이 1년 만에 39.8% 늘었다. 

하지만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발표와 국내 수출 감소 등 국내외 경기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어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가 주가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증권사의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업무적 과실 논란이 일어나면서 업계의 분위기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인보사 사태가 대표적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국산 신약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와 관련해 IPO를 추진한 증권사도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소액주주들은 상장 주관사들도 소송 대상에 포함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외에 증권사들을 상대로 한 투자자들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어 업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중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 시장에 불안요인이 많아지면서 최근에 코스피가 크게 떨어졌고 증권주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며 “최근 코스피 거래대금도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증시가 좋아질 여건이 보이지 않는다. 증권주라고 해서 특별히 좋아질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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