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대건설, 한빛 원전 ‘부실시공’ 논란에 곤혹
  • 길해성 기자(gi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7.3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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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 격납건물 초대형 공극 발견···원안위 “시공 당시 콘크리트 다짐 부족으로 발생”
3·4호기에서만 공극 200개 발견, 전체 원전의 80% 차지···“명백한 부실시공”
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전남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 4호기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초대형 공극이 애초에 콘크리트를 채우지 않아 발생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당시 시공을 맡았던 현대건설이 부실시공 의혹에 휩싸였다. /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30여년 전 시공을 맡았던 전남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 4호기에서 발견된 길이 157㎝ 공극(빈틈)이 애초에 콘크리트를 채우지 않아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다. 현대건설은 너무 오래전 일이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1m 이상의 초대형 공극이 발생한 것은 시공 과정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이 시공한 한빛 한전 3·4호기에서는 200개가 넘는 공극이 발견됐다. 원전 한 곳에서 수백개의 공극이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원자로 격납건물 초대형 공극 발견···지역사회 안전 우려 커져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은 한빛원전 4호기를 점검하던 중 원자로 격납건물의 방사능 유출 방지용 내부철판(CLP)와 콘크리트 사이에서 가로 331㎝, 세로 38~97㎝, 깊이 4.5~157㎝의 초대형 공극을 발견했다. 격납건물은 원자로 내에서 노심이 용융되는 사고 발생됐을 때 방사능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차단하는 마지막 콘크리트 방벽이다. 콘크리트 방벽의 두께가 167.6㎝인 점을 감안했을 때 약 10㎝정도의 두께만 남고 내부가 비어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쉽게 말해 방사능 유출의 마지막 방어선인 격납건물에 동굴 모양의 큰 구멍이 생긴 셈이다.

규제감독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공극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그 결과 깊이 20㎝ 이상의 구멍은 콘크리트 다짐 부족으로 인해 해당 부위에 콘크리트가 채워지지 않아 발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원안위는 이번 초대형 구멍도 같은 이유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원안위 안팎에서는 부실시공에 의한 콘크리트 미채움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공극이 한 두 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빛 원전 3·4호기에서는 이번에 논란이 된 초대형 공극을 포함해 200개가 넘는 공극이 발견됐다. 이에 전남 영광 지역사회는 안전상의 이유로 원전 폐쇄와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환경운동연합 탈핵위원회 관계자는 “2017년 5월 처음으로 격납건물 콘크리트에서 공극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4호기는 102곳, 3호기는 98곳에 달한다”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고, 더구나 지금까지 발견된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상상 이상이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지은 원전에 공극 집중, 전체 원전의 80% 차지···“명백한 부실시공”

공극이 대량으로 발견되면서 당시 시공을 맡았던 현대건설도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3·4호기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인 1989~1995년 현대건설이 공사를 맡았다. 이미 공사과정에서 불량자재 사용, 부실공사로 많은 제보와 문제제기가 있어 당시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30년 넘게 원자력계에서 일해 온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는 “건설 당시부터 부실시공을 했다는 지역 주민들의 제보가 끊임없이 있었음에도 한국수력원자력과 현대건설은 이를 묵살하고 공사를 강행했다”며 “당시 제보를 한 주민 일부는 명예훼손 혐의로 감옥에 가는 등 불이익을 많이 받았다”고”고 말했다. 이어 “30여년이 흐른 지금 주민들이 얘기했던 말들이 모두 사실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극은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원전에서 유독 많이 발견됐다. 원안위는 2017년 6월 한빛 원전 4호기에서 처음 공극을 발견한 이후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25기)에 대해 특별점검에 나선 바 있다. 그 결과 총 240개의 공급이 발견됐는데, 이 중 83%(200개)가 한빛 3·4호기에 나왔다.

현대건설 측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부실시공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콘크리트가 다져지지 않아 채워지지 않은 상태는 맞지만, 너무 오래 전 일이라 그게 설계 문제인지 시공 문제인지 원인을 밝히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에 원안위에서도 설계·시공상 콘크리트 타설이 쉽지 않을 수 있을 경우 콘크리트 미채움이 있을 수 있다고 가정을 열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안위와 민간합동조사단과 함께 원인을 밝히려고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0㎝ 미만의 공극은 콘크리트를 다질 때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 하더라도  1m가 넘는 공극은 시공 초기에 이미 문제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대표는 “설계상 문제가 있었더라도 길이 157㎝가 넘는 공극은 보기 힘들다”며 “여기에 현대건설이 지은 원전에서 200개가 넘는 공극이 발견됐다는 점도 시공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명백한 부실공사인데 너무 오래전 일이라 책임이 없다는 태도는 지역사회의 공분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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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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