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년 만에 흑자 전환···올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부진
1.2조원 미수금 리스크 우려도···수소산업, 실적에 긍정적 영향 전망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 사진=연합뉴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 사진=연합뉴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공기업은 공익적 성격을 띈 기업으로, 공공의 복리를 증진시키면서도 수익성을 챙겨야 하는 기업이다. 자칫 손실이 나면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기에 경영 상황과 운영 실태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 없는 기업이기도 하다. 시사저널e는 국내 주요 공기업들의 최근 실적과 현안, 향후 전망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2년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올 1분기 실적은 주춤했다. 최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경영 공백 해소와 정부의 수소 산업 활성화 정책이란 호재를 기회로 살려낼지 주목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지난해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52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2017년 1조1917억원, 2016년 6124억원의 당기순손실 기록한 지 2년 만에 이윤을 냈다. 

매출과 영업 실적도 좋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2768억원으로 전년 1조351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매출액은 26조1850억원으로 전년 22조1721억원보다 18% 늘었다.

올해 1분기엔 주춤했다. 공사 내부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0.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8%, 당기순이익은 31% 줄었다. 판매물량도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도시가스용이 6.6%, 발전용이 16.1% 각각 감소하면서 총 10.3% 줄었다.

가스공사 측은 올 1분기 판매물량 감소 이유로 “전년동기 대비 평균 기온 상승 및 수요감소, 원전 가동률 회복에 따른 기저발전량 증가 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8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비용이 조정된 점은 향후 가스공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공급비가 조정된 만큼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1분기 기준 1조2000여억원의 미수금이 회사 경영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하지만 지난 2012년말 약 5조원 수준까지 미수금이 증가했다 정산단가 반영을 통해 2017년 전액 회수한 사례가 있어 큰 문제가 아니라는 반론이 업계 전문가 사이에선 우세하다. NH투자증권은 분석 보고서에서 “미수금 중 올해 3500억원, 내년 7800억원 회수될 것으로 추정되며 2021년 상반기 중으로 전액 회수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정부의 수소 산업 육성 정책이 향후 가스공사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현재까지는 수소 생산 방법 중 LNG 개질 방법이 가장 높은 경제성을 띄고 있다. 이로인해 업계에서는 수소 공급량 확대로 인해 가스공사 LNG 도입량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가스공사는 국내 LNG 도매사업을 독점하고 있다.

장도성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공급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는 없지만 수소 산업이 정부 사업으로 추진이 된다면 LNG 도입량에서도 영향이 줄 것이고 설비투자도 이뤄질 것이라 가스공사 실적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어떻게 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난 4월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회사 내부에서도 수소 산업에 대한 관심이나 육성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2030년까지 총 4조7000억원을 수소산업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채희봉 신임 사장, 노조와 적극적 스킨십

가스공사는 지난 9일 채희봉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서 10개월여 간의 경영 공백을 마감했다. 채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조직 추스르기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취임식에 앞서 노동조합과 ‘상생협력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노사공동 협약’을 맺는 등 노조와 적극적인 접촉에 나서고 있다.

앞서 노조 측은 사장 선임 과정 당시 관료 출신이자 청와대 경력이 있는 채 사장을 겨냥,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며 각을 세운 바 있다. 공사 측은 이번 협약에 대해 “그간 반복된 노사 대립관계의 틀을 과감히 깨고, 취임 시부터 노동조합과의 적극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 미래 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정립해 나가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와의 수소경제 관련 협력, 가스공사 주식가치 제고도 채 사장 앞에 놓인 과제다. 이날 현재 가스공사 주가는 4만1950원으로 5만3000원선을 오르내리던 6개월 전에 비해 20%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채 사장은 취임식에서 “우리나라 수소경제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선제 투자는 물론 LNG를 활용한 벙커링·화물차 연료 전환·냉열 사업 등 에너지 신사업을 적극 육성해 미래 에너지 문제를 선도적으로 해결하고 가스공사의 시장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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