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E6-1, 신뢰성 확보 못해 E6-2만 가동 예정···컨퍼런스콜서 공식화
삼성디스플레이 대체 양산 유력···2018년형 아이폰용 OLED 패널 50만장 규모 전망

애플 아이폰 XS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 아이폰 XS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LG디스플레이가 올 3분기 파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라인 가동을 앞두고 확보한 애플 아이폰 물량 일부를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게 내줄 전망이다. 2018년형 아이폰용 OLED 패널 물량을 양산하기로 한 일부 생산라인에서 일부 설비로 인해 수율과 품질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면서다. 다만 전체 양산 물량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신형 아이폰용 OLED 패널 물량은 계획대로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부터 파주 중소형 OLED E6 라인 중 E6-2를 우선 가동할 계획이다. 당초 E6-1에서 생산하기로 한 애플 2018년형 아이폰용 OLED 패널 50만대 물량은 설비 문제로 삼성디스플레이가 대신 생산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양산할 예정이었던 2018년형 아이폰용 OLED 패널 물량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대신 양산하게 된 것으로 안다"며 “E6-1 라인에서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2018년형 모델의 경우 양산 규모가 적어 회사 입장에서도 큰 수익성이 나지 않아 양산을 포기해 유야무야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형 아이폰 물량만 E6-2에서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주 E6 라인은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전용 양산 라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패널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파주 E6-1과 E6-2 라인 가동을 준비해왔다. 두 라인은 각각 월 1만5000장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애플로부터 아이폰용 OLED 패널 물량 양산 승인을 어렵게 받아내면서 E6-1에서 애플의 2018년형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50만개와 2019년형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를 약 500만개 규모로 양산하기로 했다. 신형 물량의 경우 올해 애플의 신형 아이폰의 전체 물량 중 약 10% 미만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E6-1 라인 일부 생산 설비를 중심으로 품질 및 수율 문제가 발생하면서 당초 계획과 달리 지난해 아이폰 물량은 양산을 포기하고 2019년형 모델만 E6-2에서 양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전무는 지난 23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E6 라인 운영 계획을 두고 “라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뢰성 확보가 된 라인만 가동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인을 구성하는 단위 설비에 대해 당초 계획대로 가동할 수 있는 상태인지, 품질이나 수율 문제가 없는지 내부 프로세스상 전부 확인하게 돼 있는데 아직 확인이 다 끝나지 않은 상태며, 아직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가동을 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 나왔던 애플이 2018년형 아이폰용 OLED 패널 물량을 삼성디스플레이에게 배정했다는 분석이 힘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아이폰에 채용될 OLED 디스플레이를 독점 공급해왔다. LG디스플레이 등 패널 제조사들이 애플의 공급선 진입에 대한 시도를 지속해왔으나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율에 못 미쳐 납품하지 못 했다. 

LG디스플레이에게 중소형 OLED 사업은 양산이 지연되면서 적자 꼬리표가 붙였던 사업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굵직한 스마트폰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는 후발로 진입해 고객사 확보에 진통을 겪었다. 증권업계는 매 분기 플라스틱 OLED 패널 사업이 2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면서 전체 영업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한다. 유진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올 1분기에만 플라스틱 OLED 패널 사업에서 약 2000억원, 올 2분기 약 40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을 것이고 추정했다.  

다만 업계는 이번 물량을 삼성에 내준 것을 두고 단순히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사업이 불확실하다고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신뢰성 확보를 못 했다는 것은 고객사가 원하는 품질이나 수율을 맞추지 못했다는 의미"라면서도 "다만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 했다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 사업이 불확실해졌다고 예단하긴 어렵다. 애플용 물량 공급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당초 두 라인 중 어떤 라인을 먼저 가동하겠다는 계획은 없었으며, 신뢰성을 확보한 라인만 우선적으로 3분기에 가동한다는 계획"이라며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라인은 차후 검토가 끝난 뒤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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