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부 대리점 "계약 종료일 남았지만 거래 끊겨 힘들다" 주장···안경 소매업체 "단가 경쟁 심해질 것" 우려
호야렌즈 측 "대리점과 사전에 상호합의한 계약서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직영체계 전환···로펌과 상의해 대부분 대리점과 원만하게 해결, 사후관리 철저히 할 것“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일본 안경렌즈 판매 기업 ‘호야렌즈’가 국내 유통체계를 직영체계로 변환했다. 일부 국내 안경 대리점은 호야렌즈 측이 거래 중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경원 등 소매업체들은 호야렌즈의 직영체계 변경이 '가격 경쟁'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호야렌즈는 최근 시력보정용 렌즈 유통체제를 직영체계로 변환했다. 중간 유통책인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직접 안경원에 호야렌즈를 보급‧판매한다는 것이다.

일본산 안경렌즈인 호야렌즈는 국내 안경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호야렌즈는 단초점렌즈·누진다초점렌즈 등 다양한 안경렌즈를 생산‧유통 중이다. 국내 대리점들은 호야렌즈와 계약하고 대규모로 호야렌즈를 구매해 소매점인 안경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호야렌즈 측은 “주력상품인 누진다초점 렌즈의 경우 의료기기법에 따라 안경사 자격증을 보유한 안경사만이 판매가 가능하다. 고객들의 안전망을 마련하기 위해 대리점을 통한 유통체계가 아닌 직영점 체계로 변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안경 대리점은 호야렌즈와 계약이 종료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계약종료 통보를 주장하고 있다. 일부 대리점은 ‘호야, 판매할 수 없습니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경영정책 변경’을 이유로 호야렌즈가 계약 종료일 30일 전 계약 해지를 통보해 대안을 세울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안경 대리점인 A업체는 성명서에서 “호야렌즈가 높은 한국 시장 점유율을 올린 데는 국내 대리점의 역할도 크다. 그만큼 대리점들이 호야렌즈 물량을 많이 구매하고 유통시켰기 때문”이라며 “대리점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것은 상도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일본산 제품보다는 국산 렌즈 유통에 더 집중해 국내 안경 시장이 외국 자본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호야렌즈 "법적 절차 따라 고객 안전 위해 직영체계로 전환···대리점과 원만한 해결 끝내“

호야렌즈 측은 일방적인 거래 중지 통보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호야렌즈 관계자는  “직영체계로 변환하기 전 충분히 대리점들에게 안전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배경과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했다. 갑작스런 거래 중지 통보가 아닌 한달 전부터 상호합의 한 계약조건에 따라 적법하게 직영제로 전환했다”고 반박했다.

호야렌즈 관계자는 “또한 공공기관 자문과 대리점별 요구사항을 수렴해 (계약 해지 이후에도) 물품 공급을 짧게는 1개월, 길게는 6~12개월까지 공급할 것을 약속했다"며 ”이미 호야렌즈와 거래했던 대리점 다수와 원만하게 합의를 끝냈고 나머지 대리점 1개가 합의내용을 자꾸 변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방적인 거래중지가 아닌 사전 논의를 통해 직영체계로 전환했다. 또한 저가 안경렌즈 모델은 여전히 국내 대리점과의 유통체계를 유지해 한국 대리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경 소매업체는 호야렌즈의 직영체계 변환으로 인해 안경렌즈 단가가 올라갈 것을 우려 중이다. 안경 소매점의 경우 대리점 유통체계가 끊기면 호야렌즈 판매비용이 올라가는 상황이다.

서울 중랑구에서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일반 안경원은 직거래가 아닌 대리점을 통해 호야렌즈를 구매한다. 대리점을 통해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호야렌즈가 직영점 거래체계로 변환하게 되면 아무래도 단가가 더 올라가니까 일반 고객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요새는 질좋은 국산 안경렌즈가 많이 나와서 국산 렌즈를 사용하면 되니 전체 매출에 타격은 별로 없을 것 같다”며 “다만 호야렌즈가 유명해 이 렌즈를 찾는 고객들에게 예전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해야 하는 점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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