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시중은행 예대율 90% 후반대···신예대율 적용시 100% 육박
수익성 지표도 악화···4대 은행 NIM 일제히 하락

4대 은행 2분기 예대율 현황./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4대 은행 2분기 예대율 현황./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중은행들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예대율 및 수익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호실적에도 내실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KEB하나은행)의 예대율이 90% 후반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4개 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예대율을 기록한 은행은 국민은행이었다. 올해 6월말 기준 국민은행의 예대율은 1분기(98.2%)보다 하락했으나 97.7%를 기록하며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예대율을 나타냈다. 이어 하나은행 97.3%, 신한은행 97%, 우리은행이 96.9% 순이었다.

예대율은 예금 대비 대출 비중으로 100%를 초과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취급을 제한받게 된다. 시중은행 4곳 모두 예대율이 96%를 상회하면서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리스크 관리에는 미진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신예대율 기준이 도입되면 내년에는 예대율이 더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내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예대율 규제는 가계대출 가중치를 15% 올리는 반면, 기업대출은 15% 낮춰 대출 비중을 산정한다. 시중은행의 2분기 원화예수금과 원화대출금 현황으로 추산했을 때 신(新)예대율을 적용하면 4개 은행 모두 예대율이 100%를 넘거나 육박할 전망이다. 특히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국민은행의 경우 예대율이 103%까지 치솟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대율 관리를 위해선 가계대출을 줄이면서 기업대출 비중을 높이거나 더 많은 원화예수금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은 당장 가계대출을 줄이거나 기업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기업대출을 확대할 경우 리스크도 커질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선 쉽게 단행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그렇다고 예수금을 늘리자니 이자비용 지출 등 조달비용이 늘어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예대율뿐만 아니라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역시 일제히 직전분기보다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NIM은 은행 등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신한은행은 1분기 1.61%에서 2분기 1.58%로 0.03%포인트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국민은행 NIM도 1.71%에서 1.70%로, 우리은행은 1.52%에서 1.49%, 하나은행은 1.55%에서 1.54%로 하락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금리 인하 흐름이 예상되는 분위기라 NIM의 하락세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 지배적이다.

시중은행은 이에 대비해 안정적 수익기반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기환 KB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외 영업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우량자산 중심으로 질적성장을 도모하고 안정적 수익기반 확대에 주력하겠다”며 “예대율 규제에 대비해 하반기에도 추가로 커버드본드(우량자산 담보 채권)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NIM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라며 “예대율 관리를 위해서라도 신규 예금 확대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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