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 맥스8 기종 운항 중단 5개월···손실액 상당할 듯
일본 악재까지 겹쳐 지난해 실적 부진 이어질 가능성 커

‘보잉 737 맥스8’ 운항 중단에 따른 이스타항공의 손실액이 지난해의 영업이익을 넘어서며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노선을 감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부터 검토해 온 기업공개(IPO)를 내년으로 잠정 연기했지만, 악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여 그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종구 사장이 그동안 IPO를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임기 내에 이를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9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내년 4월 만료된다. 불과 9개월가량이 남았다. 최 사장은 임기 동안 꾸준히 IPO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5년부터 IPO를 검토해 왔으나 4년 넘게 미뤄졌다.

이스타항공이 IPO 추진 계획을 연기한 이유 중 하나는 ‘실적 부진’이다. 증권업계는 이스타항공이 실적이 불안정해 주식 공모를 흥행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을 IPO 연기의 배경으로 꼽는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3억원, 39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66.2%, 87.8% 감소했다.

이스타항공 연도별 실적. /인포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스타항공 연도별 실적. /인포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문제는 올해 상황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이스타항공 맥스8 운항 중단에 따른 손실액은 최소 56억원 이상이다. 이스타항공은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맥스8 기종 추락 직후인 지난 3월 이 기종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운항 중단 기간만 5개월을 바라보고 있다.

운항 중단 조치 이후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맥스8 기종 2대는 인천공항에 주기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운행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액을 맥스8 1대당 매달 7억~1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기 비용, 리스비, 보험료 등을 합한 예상 금액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손실액이 지난해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은 손실 금액을 추정하긴 힘들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한 실적 감소도 예상된다. 이스타항공은 7월 기준으로 국제선 34개, 국내선 4개 등 총 38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 중 12개가 일본 노선이다. 국제선 중 32%의 비중을 차지한다.

악재가 장기화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지난달 맥스8 기종에서 새로운 결함을 발견했다고 알린 바 있다. 보잉 측도 지난주에 수정된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오는 9월에야 운항 재개를 위한 정보와 소프트웨어 개선 내역을 FAA에 제출할 예정이다. 검증 절차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빨라야 올해 말에나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간 갈등 역시 연일 악화하면서 불매운동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업계에선 최종구 사장의 임기 만료 전 IPO 추진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모든 항공사의 올해 대외 여건이 좋지 않다. 특히 737 맥스8 기종의 손실액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스타항공의 경우 IPO를 추진해도 좋은 성과를 기대하긴 힘들다”면서 “내년 하반기 IPO 추진을 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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