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수사 및 공정거래 수사에 밝고 윤 총장과 호흡 잘 맞아
기업 총수 수사 이끄는 특수통 명맥 이끌 인물로 급부상

지난 2월 11일 서울중앙지검에서 한동훈 3차장검사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기소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11일 서울중앙지검에서 한동훈 3차장검사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기소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사단’ 중 핵심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3차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하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게 되면서 재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공정한 경쟁질서’를 강조한 윤석열 총장 체제 하에서 날개를 달게 된 그가 어떤 식으로 활약하게 될지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간의 이목은 윤석열 총장이 모두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들의 관심은 특히 한동훈 차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그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잘 알려져 있다시피 기업수사에 탁월하다. 삼성, SK, 현대자동차그룹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모두 그의 손을 거친 바 있다. 2003년과 2006년 각각 최태원 SK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수사에 참여하며 구속 기소하는데 성과를 냈다. 2015년 신설된 공정거래조세조사부장을 맡으며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횡령 및 도박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그는 SK건설 입찰담합 의혹 수사 당시 윗선에 전속고발권을 요청케 해 수사가 이뤄지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공정위는 당시 SK건설에 대해 조사를 벌였으나 검찰에 고발하지 않고 과징금만 부과한 바 있다. 이에 한동훈 당시 부장은 윗선에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할 것을 건의했고 이 건의가 받아들여져 결국 SK건설은 한동훈 당시 부장의 수사를 받게 됐다. 기업 수사에 대한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차장은 공정거래 관련 수사에도 특히 밝은 것으로 유명하다. 한 재계 인사는 “특수수사와 공정거래관련 수사를 모두 겸비했는데, 여기에 승진까지 하면 날개를 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정권하에 공정거래 관련 수사가 특히 많아지는 시점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그의 승진을 두려워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윤석열 총장과의 호흡 때문이다. 한 차장은 윤 총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검 중수부 시절부터 윤 총장과 함께해 왔고, 이후 국정농단 사건에서 발을 맞추며 완벽한 한 팀으로서의 호흡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에 그가 맞게 된 반부패강력부장은 특수수사를 총관장하는 자리다. 또 윤 총장 체제에서 진행하는 굵직한 사건들에 대해 수사를 지휘 감독할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한때 기업들의 저승사자였던 윤 총장이 직접 수사를 할 일은 없지만, 누구보다 윤 총장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함께 수사를 해왔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반부패부장이 한 차장이 됐다면, 다른 인사는 누가 되든 기업들에겐 부담”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기업수사에 밝고 윤 총장과 호흡이 잘 맞는다는 점 보다 기업들을 더욱 신경 쓰이게 하는 부분은 현재 시점 그의 앞날이 창창하다는 것이다. 연수원 27기인 한 차장은 1973년생이다. 이제 40대 중반이다. 현재까지 쌓아온 커리어를 봤을 때 특수수사의 명맥을 잇는 핵심인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는 특수통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많다. 특수통의 역사가 대기업 총수 수사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화와 현대차 총수를 구속시킨 박영수 전 특별검사(10기), 한화 비자금 의혹을 파고들었던 남기춘(15기) 전 서울서부지검장 등 전설 속 특수통들부터 윤 총장과 ‘소윤’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25기), 여환섭 청주지검장(24기)들 뒤로 한 차장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특수통 전성시대가 다시 열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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