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분할·신설법인에 현대車 납품 ‘알짜’ 코리아오토글라스 넘기기로
200억 투자한 정몽익 사장, 배당 통해 475억 지분가치 재고 700억

정몽익 KCC 사장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정몽익 KCC 사장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KCC가 인적분할을 통해 내년 1월 1일 KCG(가칭) 출범을 예고하면서 그룹 계열분리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해석이 지대하다. 분리의 핵심은 정몽익 KCC 사장이다. 다수의 정황이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는 가운데, 핵심에는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자리했다.

정몽진 KCC회장의 동생인 정몽익 사장은 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조카다. 부친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정 창업주의 막냇동생이다. 정몽진·몽익 형제는 공동으로 KCC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대주주는 정 회장(18.40%)이며, 정상영 명예회장(5.05%)·정몽익 사장(8.80%)·정몽열 KCC건설 사장(8.80%) 등 오너일가 지분이 39.36%에 달한다.

◇정몽익의 ‘곡간’ 코리아오토글라스

정 사장은 KCC 대표직을 역임함과 동시에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이사진에 포함됐다. 더불어 이 업체의 최대주주(20%)다. 시장에서는 정 사장이 분할·신설 될 KCG와 코리아오토글라스를 바탕으로 독자적 노선을 구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2000년 8월 설립됐다. 금강고려화학(현 KCC)과 일본의 아사히글라스가 합작해 외국인투자촉진법 상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지정됐다. 최초 발행주식 60%는 금강고려화학이, 40%는 아사히글라스가 각각 소유했다.

정 사장이 지분을 확보한 것은 2004년 20%를 확보하면서부터다. 당시 자본금 규모가 1000억원이던 것을 감안하면 200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사실상 이 때부터 독자노선을 위한 밑그림이 그려졌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이 기업을 통해 속속 실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주주들에 첫 배당을 실시한 것은 2006년이다.

이 때부터 업체는 2013년까지 주당 1000~1250원의 배당을 매년 실시했다. 이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500원, 350원, 400원, 700원, 8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금액만 줄었을 뿐 2006년부터 매년 배당을 실시한 셈이다. 당초 400만주를 보유하던 정 사장은 2017년 100만주를 추가로 확보했는데, 13년 간 취득한 배당수익만 475억원에 달한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상장 등에 따른 주식평가액도 대폭 상승했다. 현재 정 사장의 코리아오토글라스 보유주식은 500만주에 달한다. 2015년 유가시장에 상장한 이곳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26일 주당 1만7350원에 장을 마쳤다. 정 사장의 보유주식의 시장가치는 867억5000만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배당 및 주가가치 상승 등으로 1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정몽익 사장과 KCC 외에도 정상영 명예회장과 정 사장의 아들 정한선 군 등 오너일가 및 관련 우호지분율이 50.07%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실적악화에도 상장 후 최고금액인 주당 800원의 배당을 실시해 ‘오너가를 위한 무리한 배당’이란 논란도 제기됐다. 이 같은 이력 등으로 이곳은 꾸준히 정몽익 사장의 계열분리 발판이란 해석이 나왔다.

◇분할계획안 보니···정몽익의 계열분리, 시장은 확신

KCC에 따르면 신설법인 KCG는 현재 KCC의 ▲유리 ▲홈씨씨인테리어 ▲상재 등 세 사업부문을 분할해 출범한다. KCC가 보유한 자동차유리생산업체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지분 19.99%도 KCG가 보유하게 된다. KCC 측은 ▲장기적 성장추구 ▲주주가치 극대화 ▲책임경영체제 확립 등을 분할의 이유로 꼽았다.

이번 계획안에 KCC가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 19.99%를 KCG에 넘기겠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계열분리를 둘러싼 ‘시장의 해석’은 점차 ‘확신’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지난해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코리아오토글라스는 현대자동차그룹과의 거래를 통해 성장해 온 곳이다. 특히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및 다양한 신기술에 강점을 보여 업계의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코리아오토글라스 소속 김내환·김성천 상무 등이 신설법인의 이사진에 합류하기로 함에 따라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는 정 사장이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을 활용하거나 개인보유 현금재원 등을 통해 KCG의 지분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시작이자 방점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KCC 관계자는 “그간 B2B(Business to Business·기업 간 거래)와 B2C(Business to consumer·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등이 한 회사 내에 혼재돼 있어 사업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를 정리하기 위한 차원에서 법인 분할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부진한 매출실적 등을 타개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기 위함이지, 후계 등을 염두하고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