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이상 품목 50개···‘화학·고무·플라스틱’ 타격 클 듯
전자·자동차·반도체 등 주력 사업군도 열위···“산업경쟁력에서 견고한 우위 가져야”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우리나라 일본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은 50개, 50% 이상인 품목은 253개로 조사됐다. 아울러 주력 산업군 역시 일본에 열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 수출규제가 더 강화되면 국내 산업계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8일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이같이 밝혔다. 유엔 국제무역통계 HS코드 6단위 기준으로 지난해 일본과의 교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품목 수는 총 4227개다. 총 수입액은 546억달러로 전체 수입액(5352억달러)의 10.2% 차지했다.

이 중 일본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은 48개, 총 수입액은 27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일본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253개, 이들 품목의 수입액은 158억5000만달러였다.

품목별 의존도 현황은 방직용 섬유 등 99.6%, 화학공업 또는 연관공업의 생산품 등 98.4%, 차량·항공기·선박과 수송기기 관련품 등이 87.7%였다. 품목 수로는 화학공업 또는 연관공업의 생산품(14개), 비금속과 그 제품(10개), 플라스틱과 그 제품 및 고무와 그 제품(7개) 등의 순서였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이 품목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일 간 무역특화지수(TSI) 분석으로 한국이 주력 산업군에서 일본에 경쟁력이 뒤처졌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절대 우위에 있는 메모리 부분을 제외하곤 전체적으로는 열위에 놓였다. 실제 반도체 일본 수출액은 지난 2000년 31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2억4000만달러로 줄었지만 수입액은 42억9000만달러에서 45억2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전기·전자산업 역시 최근 들어 일본에 경쟁력이 급격하게 뒤처지는 모습이다. 전기·전자 일본 수출액은 2000년 75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7억3000만달러로 줄었다. 반면 수입액은 122억6000만달러에서 117억5000만 달러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이 열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자동차 산업은 최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자동차 산업의 일본 수출액은 2000년 약 1000만달러에서 지난해 3000만달러로 증가했다. 반면 일본 수입액은 같은 기간 4000만달러에서 12억3000만달러로 30배 가까이 커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대부분의 주력 산업에서 한국은 대 일본 산업경쟁력에서 열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한·일 간의 수출규제 문제에서 볼 때, 산업경쟁력이 견고한 우위를 가지지 못할 경우 국내 산업계가 위기에 빠지고 경제성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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