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중 7개 제품서 CMIT·MIT 등 검출···국내에서 사용 금지 물질
한국소비자원 “구매대행 사업자가 유해 성분 확인 소홀”

28일 한국소비자원은 해외 온라인쇼핑몰·국내 구매대행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분사형 세정제 및 살균제 25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CMIT, MIT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 자료=한국소비자원

일부 해외직구 분사형(스프레이형) 세정제와 살균제에서 국내 사용이 금지된 살균보존제가 검출됐다. 특히 검출된 성분은 국내에서 14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가습기살균제 원료 성분인 CMIT, MIT 등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한국소비자원은 해외 온라인쇼핑몰·국내 구매대행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분사형 세정제 및 살균제 25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CMIT, MIT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해당 성분은 국내에서 논란이 일었던 가습기살균제 원료와 같은 것이다. MIT는 일정 농도 이상 노출 시 피부·호흡기와 눈에 강한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CMIT는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과 호흡기, 눈 등에 영향을 미친다. 폼알데하이드는 폐와 점막(눈·코·입)에 만성 자극을 일으키며, 장기간 노출 시 암 또는 백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해물질 함량 시험검사 결과 조사대상 25개 중 7개(28.0%) 제품에서 CMIT, MIT가 검출되거나 폼알데하이드가 기준을 초과했다. 7개 제품에서 MIT가 최소 2.8mg/kg~최대 62.5mg/kg, 3개 제품에서 CMIT가 최소 5.5mg/kg ~ 최대 15.5mg/kg, 1개 제품에서 폼알데하이드가 76.0mg/kg이 검출됐다. 모두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수치다.

현재 세정제·살균제는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화학제품안전법)에 따라 안전 확인 대상 생활화학제품으로 분류된다. 분사형 제품에는 CMIT, MIT와 같은 보존제의 사용이 금지돼 있다. 다만 유럽연합은 해당 성분 함유 시 성분명과 주의표시만을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은 별도의 제한 규정이 없다.

한국소비자원은 구매대행 사업자가 유해 성분 확인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화학제품안전법’에는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의 판매를 중개하거나 구매를 대행하는 자는 안전기준의 확인 및 표시기준 등에 부적합한 제품의 중개·구매대행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CMIT, MIT가 검출된 7개 제품 모두 국내 구매대행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 중 6개 제품은 제품 또는 브랜드 홈페이지에 해당 성분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을 표시하고 있어 구매대행 사업자가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음에도 구매대행 금지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환경부와 공동으로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구매대행 사업자에게 해당 상품의 판매 중지를 권고했다. 아울러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해외직구 제품은 국내에서 제조되거나 정식 수입 통관되는 제품과 달리 안전기준 적합 검사를 받지 않아 구입 시 주의가 필요하다”며 “제품 또는 브랜드 홈페이지를 통해 CMIT, MIT 성분명이 표시된 생활화학제품은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환경부는 소비자의 사용 및 노출빈도가 높은 해외직구 생활화학제품에 대해 안전성 조사를 우선 실시하고, 국내 안전기준 부적합 제품에 대해서는 즉시 차단 조치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상품 중개 및 구매대행 사업자를 대상으로 생활화학제품 제도를 설명하고, 안전기준 매뉴얼을 제작하여 홍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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