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큰둥’ SK·한화···롯데·GS·신세계·호텔신라·호반건설 등 하마평 ‘신규후보군’마다 난색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아시아나항공이 M&A(인수합병) 시장에 등장했다. 최대주주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발행주식 31.07%(6868만8063주)의 매각공고가 났다. 복수의 기업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대다수 기업들이 “관심조차 없다”며 손사래 치는 양상이다.

항공사업법 9조 1항에 따르면 외국인이나 외국정부 및 외국법인, 이들이 절반 이상 소유한 법인 등은 이번 인수전 참여가 불가능하다. 더불어 외국인이 법인 대표거나 임원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일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쉽게 말해 한국인, 한국법인, 한국인이 절반 이상의 지분을 지니고, 임원구성 역시 마찬가지여야 인수가 가능하다.

이 같은 요건을 갖췄더라도 막대한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인수가 가능하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매각가만 1조5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7조원 이상인 만큼, 추가적인 자금여력을 지닌 곳에서의 인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업체는 한정적이다. 일부 대기업들만이 가능하다. 물론 이 역시 이들의 인수의사가 뒷받침돼야 한다. 금호그룹과 채권단이 최초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예고했을 당시 SK그룹과 한화그룹이 경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두 항공사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제주항공을 운영하는 애경그룹만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이들 세 곳을 제외하고, 시장에서는 △롯데그룹 △GS그룹 △신세계그룹 △호텔신라(삼성그룹) △호반건설 등을 또 다른 인수후보군으로 묶는다. 특히 SK그룹과 한화그룹이 매각예고 때부터 강하게 거부의사를 밝혀 온 뒤로 이들의 가능성을 점치는 다수의 보도들이 나오기도 했다. 시사저널e가 각 업체의 의향을 물어봤다. 인수전 참전에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약속이나 한 듯 5곳 모두 “전혀 아니다” 혹은 “검토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일부 업체 관계자들의 경우 “극소수의 최고위직 일부에서 논의가 이뤄졌거나 혹 추진을 준비 중일 가능성 등을 배재할 순 없으나 현재까지 회사의 공식 입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한 관계자는 “왜 우리가 언급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시장 가격을 높이기 위해 경쟁업체들을 부풀리고자 채권단 쪽에서 몇몇 업체가 후보군인 것 흘리는 것 같다”며 “인수의향이 있어도 인수가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모르쇠 하는 것과 같은 전략인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조원 가까운 현금이 소요되고, 추가적 자금지원이 뒤따라야 하는데 과연 매력적인 매물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저비용 항공사(LCC)의 부상으로 대형항공사(FSC)들의 부침이 장기화되는 시장에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업체들이 쉽사리 뛰어들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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