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사이클 상 가격 떨어지는 시기에 나온 결정으로 호황 종결 해석은 과잉
일각에선 오히려 수급 줄여 가격 조정할 필요성 강조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줄여갈 계획이라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구체적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4분기부터 생산량을 차츰 줄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드디어 반도체의 호황이 끝났고 나아가 반도체 산업도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 듯합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일단 호황이 끝났다는 것은 맞지만, 그렇게 산업 자체를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도체는 TV나 냉장고와 달리 수요와 공급 변화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반복합니다. 일정한 업황 사이클이 있는 것입니다. 호황은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 가격도 높고 판매량도 많은 것을 의미하고, 불황은 그 반대를 의미하죠. 그동안 반도체 업계는 슈퍼 호황 사이클을 실컷 누렸고 지금은 다시 불황기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반도체 관련 기사를 수년 동안 쭉 챙겨보신 분은 아마 아실 겁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반도체 호황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또 어느 시점엔 반도체 가격이 떨어진다는 기사들이 나오죠. 사이클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입니다. 물론 호황이 더 호황일 때가 있고 불황이 더 불황일 때가 있지만, 좀 불황이라고 해서 반도체 산업이 망할 것처럼 걱정할 일은 아니란 의미입니다.

다만 이번 SK하이닉스가 감산을 결정한 것은 좀 의미가 있죠. 11분기 만에 영업이익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내린 결정이고 또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 등도 얽혀있으니까요. 허나 업계 일각에선 이번 기회에 차라리 삼성전자도 가세해 더 감산을 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수급조절을 통해 확 떨어져 있는 반도체 가격도 올리고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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