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과 기술수출·공동판매·신약개발 진행···동아쏘시오그룹, 11월 하순 이후 ‘DA-3880’ 수출 가능성 높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최근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일본 기업과 진행 중인 협업은 순항하고 있다. 한일 갈등에 따른 직접적 여파는 없다는 것이 해당 제약사들의 입장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 중 상당수는 일본 기업과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협업 형태는 크게 기술수출이나 공동판매, 신약 개발 등으로 구분된다. 해당 제약사들은 협업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한일 갈등에 따른 여파는 없는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동아제약을 모태로 한 동아쏘시오그룹은 지속형 적혈구조혈자극제 ‘다베포에틴-알파’의 바이오시밀러인 ‘DA-3880’의 일본 수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동아에스티와 일본 삼화화학연구소(SKK)는 지난 2014년 1월 DA-3880의 일본 내 개발 및 판매에 관한 라이센싱 아웃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즉 동아에스티가 DA-3880 제조 기술을 일본 기업에 수출한 것이다.

이에 SKK는 지난 2015년 임상 1상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16년부터 만성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대비 DA-3880의 동등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했다. 임상 시험을 완료한 SKK가 일본 내 제조·판매 승인을 후생노동성에 신청한 것은 2018년 10월이다.

관행대로 오는 9월경이면 SKK는 DA-3880의 판매허가를 획득하고, 이어 2개월가량 약가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오는 11월 하순 이후에는 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인 DM바이오는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로부터 실사를 받았다. 이 실사 결과는 오는 8월말 나오게 된다. 실사를 통과하게 되면 DA-3880의 제조는 DM바이오가 맡고, 일본 내 판매는 SKK가 담당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GC녹십자는 지난 4월 일본 클리니젠사와 뇌실투여 방식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ICV’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에 따라 GC녹십자는 ‘헌터라제 ICV’ 상업화 이후 판매 수익에 대한 로열티를 받게 된다. 일본 클리니젠은 일본 내 ‘헌터라제 ICV’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 권리 권한을 갖게 됐다. 

GC녹십자는 최근 한일 갈등과는 무관하고, 여파도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클리니젠은 영국에 본사를 둔 특수의약품 상업화에 주력하고 있는 제약사다. GC녹십자가 기술을 수출한 업체는 클리니젠의 일본 지사다.

한미약품도 지난 4월부터 한국산텐제약과 공동으로 안구건조증 치료제 ‘디쿠아스®’과 ‘디쿠아스-에스®’(성분명 디쿠아포솔나트륨)을 공동 판매하고 있다. 디쿠아스® 점안액은 지난 2013년 출시된 ‘디쿠아포솔’ 성분의 안구건조증 증상 개선 약제다. 각결막상피 장애를 완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국산텐제약은 국내 10여 곳 중 하나인 일본계 제약사다. 한미약품은 안구건조증 치료제 판매에 직접적인 여파는 없다고 밝혔다. 

JW중외제약과 일본 쥬가이제약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도 2018년 7월부터 싱가포르 과학기술청 A*STAR와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공동 연구 프로젝트는 오는 2020년까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혁신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 분야는 피부질환 신약을 포함하는 면역질환 치료제와 암 줄기세포 타깃 치료제를 포함하는 항암제다. 이 프로젝트도 현재 순항하고 있다.  

보령제약과 한국쿄와기린은 2018년 9월부터 네스프와 레그파라를 공동 판매하고 있다. 네스프는 만성신장병(CKD ) 환자에게 나타나는 빈혈에 대한 조혈제다. 레그파라는 만성신장병 환자 이차성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 치료제다. 

보령제약은 신장내과 의원과 신장내과 외 인공신장실이 설치·운영되고 있는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 반면 한국쿄와기린은 영업력을 종합병원에 집중하는 상태다. 보령제약도 이번 한일 갈등의 직접 여파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밖에도 동화약품은 지난 4월부터 일본계제약사인 한국다케다제약의 비타민 제제 액티넘을 판매하고 있다. 액티넘은 국내 비타민 제제 시장 상위권에 위치한 브랜드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일 갈등으로 인해 일본의 ‘일’자만 들어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체들이 있을 정도”라며 “양국 간 갈등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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