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下] 동북아재단 도시환 센터장 “한국 국제사회 다자규범 통해 대응해야”
[인터뷰-下] 동북아재단 도시환 센터장 “한국 국제사회 다자규범 통해 대응해야”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7.2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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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평화체제 구축, 아베 전쟁가능 국가화 견제···한국민 일본 제품 불매운동, 21세기 의병 운동”

일본 아베 정권은 지난 4일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이어 일본은 한국의 캐치올 제도가 불충분하다며 우호국에 수출통관 간소화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아베 정권의 도발은 오랜 기간 준비한 전략이며 장기 계획으로 평가된다. 근본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1965년 한일협정으로 모든 식민지 문제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한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 국가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베 정권은 그동안 회피해왔던 한국 식민지배의 불법성 문제를 맞닥뜨렸다. 한국 대법원이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인배상청구권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고 확정 판결했다. 

시사저널e는 지난 25일 도시환 동북아역사재단 일본군‘위안부’연구센터장(국제법 박사)에게 일본의 도발 의도, 개인 배상청구권이 한일협정으로 사라지지 않았다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 의미, 대응책 등을 물었다.

우리 정부는 아베 정권의 도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선 정부는 외교적 협의에 있어서 양자 간, 다자 간 협상 테이블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한국 당국자들이 일본을 방문해 수출규제의 문제점에 대해 항의하고, 나아가 WTO(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에 WTO 협정상의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규정 위반 문제를 제기하는 등 양자 및 다자간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한미일 공동안보체제도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식민지 불법성 등 일제식민지 피해들이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완결된 것인지와 관련해 포괄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한일협정 부속 합의의사록 2의 (g)항 상의 ‘대일 8개 청구 요강’ 5항에 명시된 강제징용 피해자의 미수금, 보상금과 관련해 일본은 청구권 소멸 대상에 포함돼 완결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미수금은 받지 못한 급여 등 합법 행위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지금 피해자들은 불법 행위로 인한 배상금을 요구하는 것이다.

한편 일본이 지난 18일까지 시한을 정하고 중재위원회 요청을 수용하라고 했다. 그러나 이는 일본이 먼저 거부한 바 있다. 2011년 헌재의 일본군‘위안부’ 헌법소원에서 부작위 위헌 결정에 따라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재교섭을 요청했으나 일본이 거부했다. 우리도 일본의 중재위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이 중재위 절차로 가자는 의도는 자신들의 식민지배합법론과 한일협정완결론에 따라 대법원 판결을 깨트려 무효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당장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다자 규범에 입각해 대응해야 한다. 일본의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수출 규제 조치는 GATT 1조, 10조, 11조 등에 대한 위반이다. 우리도 이러한 위반 문제를 판결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WTO에 제소해야 한다. 일본은 다자 규범이 아닌 힘을 배경으로 국제법 규범을 주장하고 있다.

2014년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의 당시 일본은 후쿠시마 방사능 농수산물 수입규제 철폐를 한국에 요구했다. 일본은 이를 WTO 제소까지 했으나 올해 최종적으로 우리가 승리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의 국제법 위반조치에 상응한 긴급 대응조치도 가능하다. 긴급대응으로 관세 인상, 일본산 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시장 접근 제한, 대일본 수출제한 등의 대응조치를 할 수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GATT 위반인가?

그렇다. 일본은 자국의 논거로 국제법을 동원하는데 이러한 수출 규제 역시 국제통상법상 문제점이 많다.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는 우선 GATT 제11조 1항 위반이다.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는 체약국에 대해 수량 제한 금지 원칙 위반이다. 또 GATT 제1조 위반이다. 세계무역질서에서 최혜국대우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동일 품목에 대해 차별적 대우를 금지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 3대 품목에 대해 한국을 차별하는 것은 최혜국대우 원칙 위반이다.

GATT 제10조 3항 위반도 있다. GATT 체제 하에서 체약국들에 대해 일률적이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통관 및 일반 행정 절차를 제공해야 하는데 일본은 신뢰관계, 강제징용 판결, 전략물자관리 제도 등을 거론하면서 자의적으로 수출 규제를 했다. 이는 일률적이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통관 및 행정절차의 시행 의무에 대한 위반이다.

일본이 제기한 전략물자 관리제도 수준과 관련해서도 국제적 평가를 보면 미국이 1위, 한국 17위, 일본은 36위다.

아베 정권은 이처럼 자신들이 GATT 조항들을 위반하고 있으면서 오히려 국제통상법을 동원해 합법적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최첨단 반도체 산업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통해 한국 주요산업의 근간을 초토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국이 제기하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구제 요구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이기도 하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진전은 일본의 전쟁 가능 국가화와 어떤 관련이 있나?

남북미 간 평화체제 조성이 필요하다. 아베 정권의 정책 기조는 전후 체제인 평화헌법의 개정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불법적 식민지배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최근 G20 오사카 회의 직후 남북미 정상들이 판문점 회동을 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향한 발판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일본이 평화헌법 개정 이유 중 하나로 이용했던 북한 위협과 냉전 체제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을 끌어들여 집단적 자위권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가고자 하는 아베 정권의 정책 기조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

시민들이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일본 여행 안가기’ 등에 나서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의 부용고, 송현고, 의정부고 등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동참 선언 기자회견'을 했다. / 사진=연합뉴스
경기 의정부시의 부용고, 송현고, 의정부고 등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동참 선언 기자회견'을 했다. / 사진=연합뉴스

아베 정권은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돌아가려 한다. 이를 위해 역사수정주의를 정책기조로 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한국의 일제 식민 피해자의 인권 문제 제기와 한국 경제의 급성장을 장애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아베 정권의 주장은 일본 제일주의에 따라 식민제국주의를 관철하려는 것이다.

이에 우리 국민들은 민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지금의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취소 등은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21세기형 의병운동이다. 지난해 754만명이 일본에 가서 6조4000억원을 썼고 일본은 295만명이 와서 2조6000억원을 썼다.

아베 정권이 식민제국주의 시각으로 우리의 인권과 사법 판결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무력화를 시도한다면 우리 국민의 단합된 민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가해자는 끊임없이 가해자 논리를 확대 재생산한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인권, 정의, 평화에 입각한 국제인권법과 UN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피해자중심주의에 따른 법리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국 대법원 판결은 피해자중심주의에 따라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불법행위와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에 대해 일본의 책임을 인정한 역사적 판결이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일본의 억지 주장은 국제인권법상의 피해자중심주의와 반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국제통상법상의 GATT규정도 위반하고 있다. 국제법을 앞세운 일본의 국제법 위반행위에 대해 우리는 국제사회 평화공동체의 다자간 규범체제에 문제를 제기해 나가야 한다.

2001년 식민주의의 역사적 종결을 선언한 ‘더반 선언’의 출발점은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이었다. 피해국의 중심축으로서 우리는 우리의 피해 문제를 국제인권법에 따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피해자인 우리가 우리의 피해 문제를 말하지 않으면 누가 해주겠는가. 우리 스스로가 피해자중심주의에 따라 우리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

이준영 기자
정책사회부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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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국민 그리고 진실을 염두에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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