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대우 vs 현대ENG, 고척4구역 ‘2차 수주전쟁’ 예고
  • 길해성 기자(gi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7.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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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청 “시공사 선정 다시···부결 안건, 별도 총회 없이 처리했다면 효력 없어”
앞선 수주전에선 비방전도 불사···“두 건설사 모두 수주 실적 절실···자존심 건 경쟁 펼칠 듯”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맞붙었던 서울 구로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의 수주전이 원점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재개발의 인허가권자인 구로구청이 조합 측에 시공사 선정을 다시 하라고 주문하면서다. 고척4구역에서는 조합이 총회 때 부결된 대우건설의 시공사 선정을 번복해 논란이 일었다. 구청의 중재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두 건설사가 이미 한 차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던 만큼 향후 수주전에서는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26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구로구청은 최근 고척4구역 조합원 130여 명이 낸 '시공사 재선정을 촉구하는 탄원서'에 대한 회신을 통해 시공사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공식화했다. 구로구청은 “시공자 선정은 총회 의결사항인데 총회에서 부결이 선포된 이후 별도의 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시공사 선정을 확정 공고한 사항은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고척4구역 조합은 지난달 28일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중에서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조합원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266명 중 246명이 참여했다.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선 과반을 넘는 124표 이상을 받아야 했다. 투표 결과 대우건설이 126표, 현대엔지니어링이 120표를 얻었다. 하지만 조합은 대우건설이 받은 126표 중 4표가 ‘볼펜’ 기표됐다는 이유로 무효 처리했고, 시공사 선정 기준인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아 안건이 부결됐다고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조합장은 무효표를 유효표로 인정하고 대우건설에 시공을 맡기겠다고 돌연 선언했다. 총회 결과를 번복한 것이다. 이후 조합 내부는 물론 현대엔지니어링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당초 ‘안건 부결’을 선언했음에도 이를 번복한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전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조합원 50여 명도 지난 8일 구로구청에 시공사 재선정을 촉구하는 탄원서 130여 장을 제출했다. 이런 가운데 구로구청이 중재에 나서면서 한동안 시끄러웠던 시공사 선정 논란은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앞으로 진행될 수주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앞서 진행된 수주전에서 과열 경쟁을 펼쳐 업계의 우려를 샀다. 마케팅 차원을 넘어 상대 경쟁사의 치부를 드러내는 네거티브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두 건설사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주인 없는 회사 대우건설’ ‘가짜 힐스테이트 현대엔지니어링’ 같은 비방전을 펼쳤다. 조합원 내부에서도 두 기업에 대한 편 가르기가 이어지면서 수주전은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했다. 아울러 이주비 위법 논란, 금품 살포 의혹 등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갈 길이 바쁜 만큼 향후 수주 경쟁 역시 과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건설은 매각을 앞두고 정비사업 수주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이 취임한 이후 사실상 처음 임하는 정비사업 수주전인 만큼 물러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장이 눈에 띄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서울 재개발사업장은 수익성뿐 아니라 상징성을 갖고 있다”며 “특히 두 건설사는 요즘 정비사업장에서 보기 힘든 비방전을 펼칠 정도로 수주가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열띤 공방전으로 서로의 감정이 많이 상한 만큼 앞으로 양 건설사 간에 자존심을 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길해성 기자
금융투자부
길해성 기자
gil@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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