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업 중요성 높아지면서 각 사 전략에도 이목
이마트 ‘네오’·롯데마트 ‘QR코드배송’·홈플러스 ‘FC 확대’
이마트는 거대 물류창고, 롯데마트는 QR코드 이용한 간편한 장보기, 홈플러스는 기존 매장 활용법 강조

그간 대형마트 순위는 점포수로 매겨졌다. 점포가 많으면 그만큼 매출이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으로 쇼핑 수요가 대거 옮겨가면서 대형마트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온라인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온라인 사업을 전개하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3사간의 서로 다른 전략을 뜯어봤다. 

◇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 앞세운 이마트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한 SSG닷컴을 통해 온라인 배송을 처리하고 있다. SSG닷컴의 최대 강점은 물류센터다. 현재 용인 보정과 김포에 각 1개씩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NE.O)를 갖고 있는 SSG닷컴은 올 하반기 네오 3호기를 오픈하며 배송 캐파(Capacity)를 키운다는 복안이다. 

현재 SSG닷컴 매출의 절반 가량이 이마트몰에서 나오는만큼, 이마트몰의 강점인 '신선식품'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의 주력사업이라 볼 수 있는 SSG닷컴 새벽배송을 최근 시작한 SSG닷컴은 시작 한 달여만에 배송 가능 권역을 경기권까지 늘렸다. 일 주문가능 건수도 기존 3000건에서 5000건으로 늘렸다. 새벽배송이 처음 시작된 지난 27일 이후, SSG닷컴은 일 배송 물량인 3000건이 97% 이상 달성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SSG닷컴은 이 새벽배송의 일주문건수를 올 하반기부터 일일 1만건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일종의 물류센터인 P.P(Picking&Packing)센터로서 역할하고 있는 전국 각지의 이마트 매장을 더하면 배송 캐파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의 자부심인 네오는 앞으로 더 늘어난다. 지난달 말 열린 네오 소개 기자간담회에서 SSG닷컴은 향후 수도권에 NEO를 6호기까지 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방 대도시에서는 5개소의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5년 내로 전체 일 주문 캐파를 26만건(현재 전체 물류센터 포함 13만건)까지 확보하겠다고도 밝혔다. 

◇ 계열사 간 시너지 바라보는 롯데마트

롯데마트의 온라인 거점도 김포다. 이마트 김포 네오 2호기 바로 옆에 롯데마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있다. 롯데마트는 "크기에서만큼은 이마트 물류센터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마트 네오 3호기가 오픈한 이후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것이다.

롯데마트는 기존에 해왔던 것처럼 자사 매장을 배송거점으로 이용함과 동시에 현재 금천점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QR코드배송(3시간 배송)에 집중할 방침이다. QR코드 배송이란 업계 최초로 롯데마트가 시행하고 있는 배송 서비스인데, 매장에 방문한 소비자가 물건을 직접 담을 필요 없이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장바구니에 담으면 '3시간 내'에 알아서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롯데마트는 "직접 물건을 볼 수 있고, 무겁게 집까지 들고가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을 강점으로 들었다. 다만 이 편의를 누리려면 '매장에 직접 가야 함'이라는 불편을 넘어서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내년도에 롯데 온라인 통합앱이 출범하게 되면 기존 롯데슈퍼가 물류 거점으로 만들어놨던 '오토프레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도 롯데마트 배송 캐파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토프레시는 롯데슈퍼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로 마트 물류센터보다는 작은 200~300평 규모지만, GTP(Goods-To-Person) 피킹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곳이다. 

마트는 아니지만 최근 롯데슈퍼는 밤 9시까지 주문하면 그날 밤 10시부터 12시 사이에 배송해주는 야간배송도 시작했다. 모두가 새벽배송을 외치는 시기에 니치마켓인 야간배송 시장을 연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새벽배송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FC 확대·창고형 온라인몰로 활로 찾는 홈플러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25일 홈플러스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25일 홈플러스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며 온라인 전략을 발표한 홈플러스는 '물류창고 안 짓고 물류 하겠다'는 게 포인트다. 홈플러스는 앞선 이마트와 롯데마트처럼 외곽에 1500억~2000억원대 거대 물류센터를 짓지 않고, 각지에 있는 기존 매장을 물류센터화할 방침이다. 홈플러스에서는 이를 FC(풀필먼트 센터)라 부르는데, 매장에 FC를 만드는 비용은 100억원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것이다.

현재 홈플러스 인천 계산점은 지하 2층에 2000여평 규모의 FC를 갖고 있다. 이 FC매장의 배송 캐파가 이마트 김포 물류센터의 90%까지는 커버할 수 있다는 게 홈플러스 측 추산이다. 홈플러스는 이를 2021년까지 전국 140개 전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키운 캐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중요하다. 홈플러스의 온라인몰은 투트랙이다. 바로 ▲홈플러스 온라인몰과 ▲더클럽이다. 기존 온라인 주문, 배송을 전담했던 곳이 홈플러스 온라인몰이고 26일부터 정식 론칭되는 곳이 더클럽이다. 더클럽은 '코스트코·트레이더스가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아주 조금씩 하고 있는 대용량 상품을 배송한다'는 기치를 걸고 탄생했다. 

특이점은 또 있다. 오픈마켓 형식으로도 키운다는 복안이다. 오픈마켓이란 쇼핑 플랫폼 안에 다양한 업체가 들어와서 물건을 파는 온라인몰인데 G마켓과 옥션, 11번가, 쿠팡 등이 모두 이에 속한다. 더클럽은 이처럼 자사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한 테넌트 업체뿐 아니라 일반 판매자도 입점해 자신들의 물건을 팔 수 있다. 쉽게말해 '홈플러스판 G마켓'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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