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플랫폼 깜짝 공개···시장 반응 ‘긍정적’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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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7분기 연속 영업이익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어닝쇼크’에 해당하는 실적 악화를 겪었다. ‘라인페이’ 일본 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마케팅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여기에 노조와의 갈등, 지역 언론 차별 이슈 등 다양한 악재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네이버는 금융 플랫폼 구축 등 신사업으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방침이다.

◇7분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시장 전망치 하회

네이버는 25일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28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8.8% 감소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영업이익은 7분기째 하락세다. 지난 2017년 3분기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 분기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분기까지는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률 7.9%를 기록, 영업이익률 두자릿수 방어에 실패했다.

특히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 것이다. 앞서 증권사들은 네이버 2분기 영업이익을 1600억원대로 예측한 바 있다. 

네이버의 이같은 부진은 해외 자회사와 신사업 부문에 대한 막대한 투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자회사 라인은 현지 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와 관련 라인 적자가 네이버 연결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마케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 선점을 위해 일본에서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등 라인페이 송금 캠페인을 위한 일회성 비용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일본 간편결제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5월 300억엔(약 3270억원) 규모의 포인트 환급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결국 네이버 주요 사업 부문이 3225억원 영업이익을 올렸음에도 라인 및 기타 사업 부문이 1941억원 적자를 내면서 전체 실적도 떨어지게 됐다.

◇노조갈등부터 동영상 플랫폼 공습까지···잇단 악재에 고심

네이버는 최근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더불어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먼저 노조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지난 6월 출범 13개월 만에 사측과 단체협약안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네이버 자회사와 손자회사인 컴파트너스, NIT,  NBP, LINE+ 등은 교섭이 아직 진행 중이거나 결렬됐다.

이들은 지난 18일에도 판교역 NBP 앞에서 화섬식품노조 수도권본부 주최로 ‘네이버 자회사 단체협약체결 촉구’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특히 네이버 자회사들이 모회사인 네이버 핑계를 대고 교섭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 언론 차별 이슈도 네이버가 해결해야 될 과제다. 지난 1일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네이버 본사 앞에서 ‘지역언론 차별·배제’ 네이버 규탄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네번째 시위가 열렸다. 언론노조는 “현재 네이버 모바일 언론사 구독 설정을 할 수 있는 매체 44개 중 지역 언론은 한 곳도 없다”며 네이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거돈 부산 시장도 지난 24일 네이버의 지역 언론 배제와 차별 중단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오 시장은 “네이버에서 지역소식을 배제해 지역민의 알 권리와 여론의 다양성, 민주적 의사 참여를 약화시켜 결국 지방자치까지 축소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관련 사항은 제휴평가위원회 관할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 업체들의 공습도 네이버를 위협하고 있다. KT그룹의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가 국내 PC·모바일 인터넷 이용자의 서비스행태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자 중 60%가 유튜브에서 정보를 검색한다고 응답했다. 

유튜브 영향력이 동영상 영역에서 검색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10대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7명이 유튜브를 검색 채널로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해, 젊은 세대일수록 유튜브를 최대 검색 도구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네이버의 경우 92.4%를 차지해 여전히 검색 채널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지영 사업전략실장은 “2019년은 유튜브 주도로 모바일 중심의 동영상 콘텐츠 이용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튜브는 검색 채널로서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 영역 전반에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므로, 연관이 있는 주요 사업자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융 플랫폼 선보이는 네이버, 분위기 반등 성공할까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는 지난 24일 네이버페이 CIC(사내독립기업)를 물적 분할 형태로 분사,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신규 법인은 임시 주총의 승인 절차를 거쳐 11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측은 새로운 금융 사업의 전문성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규 법인은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을 투자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사는 핵심 역량을 융합해 테크핀(TechFin) 시장에서 본격적인 흐름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테크핀은 금융에 기술을 접목하는 핀테크와 달리 기술이 금융을 주도하는 혁신을 말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월 1000만명에 달하는 결제자를 바탕으로 네이버페이의 결제처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겠다”며 “260만개 지역 중소 사업자를 네이버에서 찾고 예약한 후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흐름을 점진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CIC가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두번째 사례다. 앞서 네이버는 CIC 조직이던 네이버웹툰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바 있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은행업을 하지 않고 커머스 플랫폼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닌 네이버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결제, 대출, 보험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금융 플랫폼 진출과 관련해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네이버가 금융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네이버 주가는 8.5% 급등했다. 반면 금융시장에서 맞붙게 되는 카카오의 주가는 3.68% 하락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네이버페이 월 거래액은 약 1조원으로 거래액의 80%는 네이버 쇼핑에서 발생한다”며 “분사를 통해 오프라인 결제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경우 성장 잠재력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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