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0개 점포에 ‘온라인 물류센터’ 기능 장착, 3년 내 매출 4배 목표
스페셜 매장, 비전환 점포比 12% 높은 매출신장 기록, 2021년 80여개로 확대
임일순 사장 "(타사) 새벽배송 인프라 제대로 갖췄나 의문"···"새벽배송 업체들과 경쟁 불가피"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사진=유재철 기자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 사진=유재철 기자

‘홈플러스 스페셜’로 오프라인 매장을 새 판을 짜고 있는 홈플러스가 온라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현재 6000억원 수준인 온라인 매출을 2022년까지 2조3000억원까지 4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25일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온·오프를 넘는 ‘올라인’(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스페셜 매장을 전환한 16개 점포가 비전환 점포보다 12% 이상의 매출 신장률 차이를 보였다. 특히 목동점, 안산고잔점, 분당오리점 등 기존 창고형 할인점 경쟁사(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인접한 ‘경합 점포’ 매출신장률은 20%에 가까웠다.

홈플러스는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이 드는 창고형 할인점 시공 비용과 기간을 10분의 1 이하로 줄였다. 이에 따라 6개월 만에 16개 점포를 스페셜로 전환시켰다. 1998년 처음 한국에 진출해 11년 만에 16호점을 오픈한 코스트코, 2010년 1호점 오픈 후 9년여 만에 16호점을 선보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출점 속도와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이날 임 사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역발상’ 혁신도 공개했다. 140개 모든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해 전통적인 장보기와 온라인 배송이 공존하는 ‘쇼킹’(Shopping+picking) 매장을 구현하겠다는 것.

‘스페셜’ 매장의 온라인 확장판 ‘더 클럽’도 공개했다. 홈플러스는 25일부터 16개 스페셜 매장에서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고, 향후에는 70~80여개 스페셜 전 점포를 통해 ‘전국 당일배송’에 나선다.

이와 관련해 임 사장은 “부재중일 때 물품을 그냥 두고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품질을 제공하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임 사장은 향후 ‘스페셜’ 매장을 기존 16개에서 80여 개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또 홈플러스는 전국 140개 모든 점포를 각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시켜 단기간 내 온라인 사업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 물류센터 시공에 드는 거액의 비용과 기간 등을 절감을 통해 근거리 배송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임 사장은 “홈플러스 매장이 전국 도심 곳곳에 입지해 있어 근거리 배송에선 따라올 경쟁 상대가 없다”면서 “신선 품질, 배송 속도, 운영 효율 측면에서 가장 ‘똑똑한 온라인’ 모델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107개 점포 온라인 물류 기능을 크게 강화하고, 이를 2021년까지 전국 140개 전 점포로 확대한다. 피커(picker, 장보기 전문사원)는 기존 1400명에서 4000명, 콜드체인 배송차량은 기존 1000여대에서 3000여대로 늘려 하루 배송건수를 기존 3.3만 건에서 12만 건으로 늘린다.

특히 온라인 배송이 크게 몰리는 지역은 점포 물류 기능과 규모를 보다 업그레이드한 ‘점포 풀필먼트센터’(Fulfilment Center, 이하 FC)를 구축해 커버한다.

인천 계산점의 경우 일반 매장에선 평소와 다름 없이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지만,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한편에는 배송 트럭 46대가 도열해 있고, 그 앞으로 7032㎡(2100여 평) 규모의 물류센터가 펼쳐진다.

홈플러스는 작년 1월부터 7월까지 계산점에 FC를 구축했다. 전체 피킹 업무 중 온라인 주문량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상품은 FC에 진열하고, 구매 빈도가 낮은 나머지 상품은 필요할 때만 여러 고객의 물량을 한 번에 피킹해 오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다음 달 안양점, 원천점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10개 점포에 FC를 장착할 계획이다.

임 사장은 “ 경쟁사의 경우 점포 후방을 넓게 만들어 두지 않았기 때문에 점포 기반으로 온라인 주문 물량을 소화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라며 “온라인 사업을 키우려면 어쩔 수 없이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해야만 했던 처지”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전국 140개 온라인 물류센터 구축, 더 클럽 론칭, 오픈마켓 플랫폼 강화 등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도전을 통해 지난해 6000억원 수준이던 온라인 사업 매출액을 올해 1조원, 내년에는 1조6000억원, 2021년 2조3000억원까지 달성하다는 계획이다.

이날 임 사장은 홈플러스의 배송사원이 직접 고객을 만나는 대면(당일) 배송을 특히나 강조했다. 현재 이커머스 등이 경쟁적으로 펼치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있어서도, 신선식품 자체의 품질보다 배송의 편의성 때문에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임 사장은 신선식품 분야는 홈플러스가 22년 간 꾸준히 그 일을 해왔다. (제대로 된)인프라를 갖추지 않으면서(이커머스 등이)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결국 홈플러스도 새벽배송업체들과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면서 신신식품 분야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은 업체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다. 결국 홈플러스도 신선식품 새벽배송 온라인업체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다. 늦으면 늦을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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