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D램·낸드 출하량 증가에도 가격 약세 지속···하반기도 분기 영업익 1조원 미만 전망
2분기 재고자산 전분기 比 9% ↑ ···연말까지 낸드 재고 정상화 목표

SK하이닉스 분기별 영업이익률/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SK하이닉스 분기별 영업이익률/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SK하이닉스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아래로 추락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와 비교해 1000억원 가량 낮았다. 분기 영업이익이 조 단위이하로 떨어진 것도 2년여만이다.

올 하반기 역시 보릿고개가 예상된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 올 하반기 분기별 영업이익이 각 1조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5000억원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보는 증권사도 있다.  

SK하이닉스 하반기 전망은 ‘산 넘어 산’이다. 미국 무역분쟁 조짐이 완화되나 싶더니 일본 정부가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하며 나섰다. 일본이 수출 심사를 복잡화한 소재 품목 중 고순도 불화수소 등은 반도체 공정에 필수 소재 품목이다. 국내 일부 업체들이 불화수소를 공급하고 있으나 상위 제품에 들어가는 일부 소재의 경우 일본산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본 규제 장기화시 생산차질 예상…예의주시할 것”

SK하이닉스는 25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일본 수출 규제가 강화된 일부 품목에 대해서 가능한 범위에서 재고를 적극 확대하는 한편 공급사 다변화, 공정에 들어가는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등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수출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에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는 만큼 계속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경영진을 일본에 급파해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도 지난 21일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소재 수급을 위해 현지 협력사 경영진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소재 국산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일본산 제품을 완전히 대체하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본산 불화수소의 강점은 파이브나인(99.99999%)에 달하는 고순도에 있다. 국내 업체 역시 불화수소를 공급하고 있으나 일본산 품질에는 다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품을 라인 최적화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어 일본 외 공급선을 다변화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 확실한 대응책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해 일부 업체 투기적 거래로 인한 메모리 현물가격 반등세에 주목하며 일본 수출 규제가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다만 SK하이닉스 측은 아직까지 뚜렷한 반등 신호는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소자업체들은 대부분 현물가격이 아닌 고정거래가격으로 거래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근 현물가 상승 추세가 OEM 고객에 대한 고정거래가 상승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판단이 잘 안 선다"며 "OEM 고객들은 상황을 관망하고 있고 일부 고객들에 있어 수요 업사이드도 있지만 여러가지 시그널이 혼재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재고 정상화 관건···"올 연말 낸드 재고 정상화 전망"

올 3분기 일본발 불확실성이 가중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생산 규모를 줄이고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보전하겠다는 입장이다.

올 2분기 SK하이닉스 재고자산은 5조5890억원으로, 직전 분기(5조1170억원)보다 9.2%(4710억원) 증가했다. 재고 부담으로 인한 고정비는 수익성 발목을 잡는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의 감소 폭은 매출 감소 폭보다 컸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5%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1년 전보다 매출은 38%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89% 급감했다.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시장 수요가 늘거나 공급사가 감산을 해야 한다.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SK하이닉스는 D램은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해 3분기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중후반 퍼센트로 증가하고, 연간으로는 작년 대비 10% 초중반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낸드의 경우 3분기 출하량 변동은 크지 않고 연간으로는 작년 대비 40% 후반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재고 소진 속도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분기 말 D램 재고는 기존 예상보다는 증가했다. 하반기에 재고 소진 속도도 당초 예상보다 좀 지연될 전망”이라면서도 “고객 중 서버 고객 재고는 작년 말 평균 8~9주 수준에서 2분기 말 6주 수준으로 감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객사별 차이는 있지만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낸드의 경우, 2분기 모바일향 수요 대응과 판매처 확대를 통해 계획을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고 재고 주수는 전분기 대비 일부 감소했으며, 경쟁력 저하가 예상되는 제품은 생산, 판매 조정을 통해 보유 재고의 건전화도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수요 대비 판매 예상을 고려하면 자사 재고 수준은 지속 감소해서 연말엔 정상 수준 재고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생산 규모를 감축해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D램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이천 M10공장의 D램 생산설비 일부를 이미지센서(CIS) 양산용으로 전환해 4분기부터 생산규모를 줄인다. 낸드 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은 1분기 컨콜 당시 발표했던 수준보다 더 줄여 전년 대비 15% 이상 줄이기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과 낸드 모두 고정비가 늘면서 원가절감률이 둔화되는 추세”라며 “D램과 낸드 믹스 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확보하고 전사적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연간으로는 작년대비 높은 원가 절감률을 목표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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