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적자 3687억원···전년 동기 比 적자 폭 확대
LCD 가격 하락세 지속···"국내 LCD 팹 운영 다각도 검토"
3분기부터 OLED 투자 성과낼 것···"수익성이 관건"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LG디스플레이가 올 2분기 3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적자폭이 늘고 어닝쇼크까지 기록하면서 상반기 누적적자만 5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중국 LCD 투자가 LCD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 실적 악화의 직접 원인이지만 한상범 부회장이 회사를 8년 동안 이끌면서 체질 변화가 늦은 것이 아니냐는 책임론도 등장했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영업적자 폭을 3000억원대까지 키우며 2분기 연속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성적표를 내놨다. 1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은 LCD 패널 가격 하락이 2분기에도 지속됐다. LCD 시장 하락은 이미 예견돼왔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이나 돼야 OLED 매출 비중이 50%를 넘길 전망이다. 올해는 LCD 천수답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증권가도 LG디스플레이 LCD 사업 회복 여부보다 OLED 사업 향방을 주목하는 눈치다.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주가 역시 OLED 패널 사업 투자 여부나 고객사 확보 소식에 따라 움직이는 추세다. LG디스플레이는 적자 속에서도 OLED TV 대세화를 목표로 이날도 3조원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더불어 중소형 OLED를 본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것도 한 부회장이 짊어진 과제다. 

◇ LCD 패널 가격 하락세 지속···"국내 8세대 범용 라인 운영 검토 중"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매출 5조3534억원, 영업손실 36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직전 분기 대비 9%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액은 3배 가까이 늘어 적자 폭을 키웠다.

전체 매출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LCD 사업에서 부침을 겪어서다. 하나금융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 5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전월 대비 6.9% 하락한 12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65인치와 75인치 패널 역시 각각 4.5%, 4.6%씩 가격이 떨어졌으며, 32인치 LCD TV 패널의 경우 전월 대비 9.6% 급락한 36달러로 기록됐다.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점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실적 부진을 반복하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중국의 저가공세에 있지만 사실상 사업 체질 전환에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국내 8세대 LCD팹 중 한 곳은 이미 OLED로 전환했고 또 하나는 하이엔드 IT제품 및 커머셜용, 다른 한 곳은 범용 라인으로 쓰고 있다. 또 다른 범용라인은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 다양한 전환 시나리오을 검토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의사 결정은 단지 LCD 팹 가동률 조정 수준을 넘어 라인 운영을 본질적으로 계속해야 하는지, 그런 여러 가지 옵션에 대해 고려해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OLED 투자 성과 가시화 전망···수익성 확보 관건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사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OLED 패널 생산설비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신규 공장 설립을 기점으로 대형 OLED 기술 확보에 공 들여왔다.

다만 아직까지 OLED TV 패널이 LCD 대비 낮은 가격 경쟁력이 현저히 낮아 수익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소니와 LG전자 등 세트 업체 역시 일부 OLED TV 가격을 내리는 추세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OLED TV 패널 700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지만 경쟁사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시장 진입이 만만치 않다. 상대적으로 원가가 저렴한 LCD 패널과 경쟁하기 위해선 OLED 패널의 가격 조정이 중요하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파주 P10 공장에 10.5세대 OLED 패널 생산라인을 구축,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파주 P10 공장 10.5세대 OLED 생산시설에 3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3년 상반기부터 대형 OLED TV 패널을 중심으로 월 4만5000장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중국과 파주 8.5세대 OLED 공장에선 최대 16만장(8.5세대 유리원판 투입기준) 규모까지 더해 생산 능력을 더욱 확보할 계획이다. 중국 광저우 8.5세대 공장은 월 6만대 규모로 내달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 

서 전무는 “3분기부터 광저우 OLED 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면 OLED 패널 생산능력이 현재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OLED 출하량은 상반기 대비 30%, 전년 하반기 대비로는 4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일부 생산라인에 MMG(Multi model on glass) 공법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MMG는 다중모델 생산 방식으로 한 장의 유리 원판에서 여러 규격의 패널을 양산해 생산량을 높이는 기술이다.

서 전무는 "특히 국내서 성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MMG 기술을 중국 공장에 적용해 65·75인치 등 초대형 제품 생산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광저우팹에선 MMG를 적용해 최종 양산을 할 수 있는 단계”라며 “10.5세대 공정의 기술 장벽이 문제일 뿐 MMG 공법에 대한 큰 기술적 허들은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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