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증자로 주요 은행 지주계열 증권사 모두 초대형 IB
하나금융투자만 초대형 IB '문턱'···추가 자본 확충 시기 ‘주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올해 1분기 보고서 기준. / 그래프=시사저널e.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올해 1분기 보고서 기준. / 그래프=시사저널e.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가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진입하는 가운데 경쟁사인 하나금융투자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NH투자증권·KB증권 등 다른 주요 은행계열 증권사들은 이미 초대형 IB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증자를 통해 초대형 IB를 목전에 둔 상태여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 이전에는 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25일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신한금융투자가 유상증자에 나서게 되면 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서 초대형 IB로 진입하게 된다. 이는 증권사 중 여섯 번째이며 은행계열 증권사로는 NH투자증권, KB증권에 이은 세 번째다.

신한금융투자가 초대형 IB로 발돋움하면서 또 다른 은행계열 증권사인 하나금융투자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초대형 IB로 도약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으로 내외부적으로 초대형 IB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이달 초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 이후 “종투사 지정을 계기로 초대형 IB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딛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하나금융투자는 자본 확충에 힘을 기울여 왔다. 특히 지난해에 대규모로 자본을 늘렸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3월 7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했고 지난해 11월에도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을 완료했다. 이로 인해 자기자본 규모는 올 3월 말 기준 3조291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하나금융투자가 신한금융투자를 제치고 초대형 IB에 먼저 다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기도 했다.

자본 규모가 곧 증권사의 경쟁력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 확충은 대형 증권사들에게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가 되면 발행어음, 기업 대상 외국환 거래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비은행 부문 강화 필요성에 따라 초대형 IB로서의 하나금융투자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하나금융투자의 초대형 IB 진입 시기와 관련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다른 초대형 IB가 경쟁력을 높이기 전에 초대형 IB 시장에 진입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이르면 연내 증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대로 지난해 1조2000억원의 대규모 증자에 따른 부담이 남아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자본 확충에 따른 기대요인 등을 두고 현재 조율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비은행 계열사를 키워야 하는 하나금융지주의 입장에서 한 곳에 대해 연이어 대규모 증자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하나금융지주은 내부적으로 하나금융투자의 증자를 통해 어떤 효율이 나타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하면서 시기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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